▲ 지난 21일 김해 천문대 제2관측실의 모습 . 경남지역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600㎜ 대형 망원경이 밤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 사진은 개방된 돔 부분에 밤하늘을 합성했다. 사진/김병찬 기자 kbc@
"분수쇼는 지겹고, 영화관은 비싸고…." 주부 장진영(41) 씨의 고민이다. 장 씨는 여름밤이 무섭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밤이 되도 제때 잠을 자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연일 열대야가 이어지다 보니, 무작정 자라고 다그치기도 힘들다. 더위와 지루함을 피해 밖으로 나서보지만 마땅히 갈 만한 곳도 없다. 늦은 시간이다 보니 아이들이 이용할 만한 곳은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 그렇다고 매번 영화관을 이용하자니 비용이 너무 비싸다. 장 씨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부모가 있다면, 김해 '분산'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 이곳엔 저렴한 비용으로 즐거움과 지식을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김해천문대'가 있다. 짧은 여름 밤, 가족과 함께 별을 세며 보내는 시간은 소중한 추억으로 차곡차곡 가슴에 쌓인다.


▲ 김해천문대와 한국천문연구원이 공동으로 개발한 망원경 구동시스템을 갖춘 김해천문대 제1관측실의 모습.
1)전시실
"우와 놀이동산 같아요." 전시실은 커다란 알 모양을 형상화한 공간이다. 가야 김수로 왕의 전설을 본딴 것. 아이들은 건물 모양부터 흥미로워하지만, 내부엔 눈이 더 휘둥그레질 만한 것들이 가득하다.
 
전시실에선 '천체관측'을 테마로 다양한 실험을 직접 해볼 수 있다. 페달을 밟아 달을 움직이고 이로 인해 개기일식의 원리를 관찰할 수 있는 '개기일식 실험장치'와 몸무게를 측정해 타 행성에서 받게 될 중력을 알려주는 '중력실험장치'가 특히 인기가 많다. '천문퀴즈'와 '별자리 밟기'도 빼놓을 수 없다. 지구의 공전과 자전, 사계절 별자리까지 보고 나면 아이들의 입에선 놀이동산에 온 것 같다는 탄성이 절로 흘러 나온다. 더 좋은 것은 이 모든 것이 무료라는 사실. 음식물은 반입이 금지되니 주의하자. 저녁 10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2) 천체투영실
"자, 여기 독수리와 소년의 모습이 보이죠. 이곳이 바로 제우스의 전설을 딴 독수리자리입니다." 김해천문대 전한구(49) 대장의 목소리에 따라 천체투영실의 천장에 아름다운 여름 별자리와 그리스신화가 번갈아 펼쳐진다. 덩달아 흐르는 감미로운 음악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꿈속을 헤매는 기분이 든다.
 
알다시피 흐린 날엔 별 관측이 불가능하다. 덕분에 장마철엔 천문대를 찾는 발걸음도 뜸해진다.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결정을 내리진 말자. 김해천문대에선 실제 별자리 관측과 비슷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가상별자리 체험이 가능하다.
 
8m 지름의 반구형 스크린과 천체투영기를 갖춘 '천체투영실'에선 '실내별자리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다. 편안한 의자에 몸을 기대고 누우면 별자리 해설사들의 친절한 설명에 따라 머리 위로 별자리가 펼쳐진다. 즐거움은 물론 휴식을 얻고, 지식까지 쌓을 수 있는 일석삼조 프로그램을 놓치지 말자. 프로그램은 25~30분 정도 진행되며 사전에 인터넷을 통해 접수해야 한다. 예약취소는 당일까지 가능하며, 실내조명을 꺼야 하기 때문에 4세 이상만 입장 가능하다. 요금은 나이별로 다르다. 만 6세 이하는 1천 원, 어린이는 1천500원, 청소년은 2천 원, 일반은 3천 원이다. 단체할인이 가능하니 사전에 문의하자.
 
3)관측실
이제 본격적인 별 관측이다. 여름은 사실 별 관측이 어려운 계절이다. 비가 자주 오는 데다가 습도가 높아 천체망원경 작동이 불가능한 날이 많기 때문. 또 무엇보다 해가 늦게 지는 탓에 밤이 짧아 천문대 이용도 용이하지 않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김해천문대에서는 늦은 밤까지 별자리 관측이 가능하도록, 지난 15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특별연장운영을 한다. 저녁 11시까지 관측프로그램을 운영하니, 열대야를 피해 천문대를 방문해 보자.
 
▲ 김해천문대 관측동과 멀리 아래로 보이는 시가지 전경.
'천체관측프로그램'은 모두 3개 관측소에서 이뤄진다. 1관측실과 2관측실에선 미리 맞춰진 대형 망원경을 이용해 계절별자리를 관람하고, 야외에 설치된 보조관람실에선 6대의 작은 망원경을 통해 다양한 하늘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역시 별자리 해설사가 동행해 망원경을 보는 법을 알려주고 별자리에 대한 설명도 함께 진행한다. 1관측실은 김해천문대와 한국천문연구원이 공동개발한 망원경 구동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2관측실은 경남 최대 규모인 구경 600㎜의 대형망원경 보유하고 있으니 굳이 별 관측이 아니어도 한 번쯤은 찾아볼 만하다. 관측은 맑은 날에만 이뤄지기 때문에 사전 예약이 필수다. 예약은 인터넷으로만 받고, 천체투영실의 '실내별자리 프로그램'을 관찰한 경우엔 참가 우선권이 발부되니 잘 활용해 보자. 가격은 역시 연령대별로 달라진다. 만 6세미만은 2천 원, 어린이는 2천500원, 청소년은 3천 원, 일반은 4천 원이다.
 
4)망원경조작프로그램
아마추어 천체관측 30년 경력의 전한구 대장이 진행하는 '천체망원경 조작강의'는 김해천문대에서만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천체망원경에 대한 간단한 상식 교육은 물론 초보자용 망원경을 이용하여 직접 망원경 작동에 도전해 볼 수도 있다. 매주 토요일 낮 시간에 한 차례 개설되며, 천체관측프로그램과는 별개로 진행된다. 강의는 약 90분간 진행된다. 내용이 다소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이 참여하는 것이 좋다. 참가비는 어린이는 6천500원, 청소년 7천 원, 일반 8천 원이다. 문의는 055)337-3786


Tip. 여름철 관측할 수 있는 별자리 ──────────

▲ 여름철 별자리.
자정 남쪽 하늘에서 제일 또렷하게 빛나는 별을 그 계절의 별자리라고 부른다. 여름철 별자리는 보통 7~8월 사이 관찰되는데, 거문고자리, 백조자리, 독수리자리가 대표적이다. 각 별자리에서 가장 빛나는 별을 으뜸별이라 부르고 여름철 별자리 세 곳의 으뜸별이 삼각형을 이룬다 하여 '여름의 대삼각형'이라고 부른다.


도움말 = 전한구 김해천문대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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