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동면 초정리 백두산 중턱에 있는 육형제 소나무. 사진제공=김해시


지역 출신 산악회 10년전 발견
여섯 가지 뻗어 신비로운 자태
가야왕도 김해 홍보 적극 활용



"산 이름도, 소나무도 관광 자원입니다."
 
대동면에는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북한 백두산(2750m)과 이름이 똑같은 '남한 백두산'(354m)이 있다. 산 이름도 독특하지만 중턱에 있는 소나무가 더 눈길을 끈다. 이름하여 '육형제 소나무'다. 소나무는 산 중턱 지표면에서 여섯 개 줄기가 뻗어 자란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다.
 
김해시가 이 독특한 소나무를 '김해 백두산 6형제 소나무'라는 명칭으로 상표 등록을 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상표 등록은 백두산 인근 대동면 초정리 출신인 전직 경찰 공무원 김귀조(76) 씨가 지난달 허성곤 시장에게 서신으로 건의하면서 추진하게 됐다. 그는 현재 부산에 살고 있지만 항상 고향을 잊지 않았다. 백두산산악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20여 년간 백두산에도 숱하게 올랐다. 현재 산악회 회장인 그의 눈에 '육형제 소나무'가 띈 것은 10여 년 전이었다. 어느날 산에 오르다 여섯 가지로 나뉘어진 특이한 소나무를 발견한 것이었다.
 
김 씨를 비롯해 백두산 토박이(?)가 많은 산악회 회원들은 금세 특이한 소나무를 알아봤다. 어린 시절 땔감을 얻기 위해 백두산을 오를 때 산 중턱의 점골 고갯마루에 있던 높이 2m의 소나무였기 때문이었다. 의자처럼 가지가 움푹 패어 있어 나무에 올라타거나 걸터 앉기도 했던 나무였다. 반백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소나무는 10m 넘게 자랐고, 가지는 여섯 개로 갈라져 신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하늘 높이 늠름하게 뻗어 있는 이 소나무의 여섯 가지는 마치 형제처럼 의좋게 보이기에 육형제라고 부릅니다. 모진 바람 설한풍을 견디며 정골 고갯길 산마루에서 형제들이 백두산 오르는 길을 가리키고 있는 것입니다."
 
김 씨는 2007년 소나무에 '백두산 육형제 소나무'라는 이름을 붙이고, 찬양하는 글을 적은 작은 팻말을 소나무 앞에 걸었다. 이후부터 산악회 회원들과 등산가들은 이 나무를 백두산 육형제 소나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에는 시 산림과에서 정식 팻말을 설치하기도 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못한 김 씨는 지난달 허 시장에게 '여섯 가지로 나뉘어 하늘로 뻗어 있는 나무가 신기하고 귀이한 느낌을 준다. 이 나무를 백두산과 김해를 상징하는 소나무로 상표 등록을 해서 영원히 보존했으면 좋겠다'는 서신을 보냈다.
 
시는 검토 끝에 상표로 등록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소나무가 '가야왕도' 김해의 관광자원으로 손색이 없다고 본 것이다.
 
김해는 6가야 맹주인 금관가야 문화 발상지로 많은 역사 유적이 산재해 있다. 특히 가락국 건국신화의 중심지인 구지봉에는 '황금알 6개에서 깨어난 사내아이들이 6가야 왕이 되고 연맹국을 이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 뿌리에서 줄기 여섯 가 뻗어 나와 조화롭게 자라고 있는 소나무는 6가야와 절묘하게 일치한다는 게 시의 생각이다. 시는 6가야의 왕들이 연맹국을 이뤘던 설화와 6형제 소나무를 관광자원으로 엮으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시 관계자는 "백두산이란 산이 남쪽에도 있다는 게 신기하지만, 가락국 탄생 스토리를 함께 엮을 소나무까지 있어 특허청에 상표 출원을 신청했다. 6형제 소나무는 앞으로 김해의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백두산산악회 김정도(68) 고문은 "과거 산 응달에 늘 눈이 쌓여 흰머리산이라 불렸던 백두산은 북한의 백두산과 한자까지 같은 특이한 산이다. 높이는 낮지만 낙남정맥의 종점이면서 사방 365도가 트여 전망이 아름다운 산이다. 이름부터 특별한 백두산의 육형제 소나무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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