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이 책임지고 내 몸 좀 치료해 주이소!"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이런 말을 가끔 듣게 된다. 그 때 마다 "제가 책임지고 치유해 드리겠습니다"라고 짧게 대답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누가 질병을 치료하는가?"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자.
 
서양에서는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 라는 표현이 있고, 동양에서는 '하늘과 땅 사이에 인간이 가장 귀하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 사람이 가장 고등한 동물임이 틀림없다. 지구환경에 최적의 조건과 적응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인간은 선천적인 결함이 없는 한 완전한 몸과 적응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나이가 들면서 인체의 기능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세상 살기에 별 문제가 없다. 병이 났을 경우를 생각해 보자. 큰 사고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푹 쉬고 나면 좋아진다. 가벼운 찰과상이나 칼에 살짝 베였을 때에도 일회용 반창고만 붙이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
 
이 경우 치료는 누가 하는가? 당연히 우리 몸이 스스로 치유한 것이다. 어떤 원인으로 병이 생겼을 때 그 원인이 더 이상 존재 하지 않으면 그 병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예를 들어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위장병이 생겼다면 충분한 휴식만으로도 위장병은 사라진다. 우리 몸이 스스로 치유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 몸의 치유기능은 완전하다.
 
"그렇다면 의료기관에는 갈 필요가 없단 말인가?" 라는 반론이 생길 수 있다. 모든 병에는 반드시 원인이 존재한다. 그리고 병에 대한 대처 방법 또한 존재한다. 의료기관에서는 병의 원인을 찾아내고 그 병에 대한 가장 적절한 대처방법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병은 원인만 제공하지 않으면 없어진다. 물론 약이나 다양한 치료기법들이 있지만 그 모든 방법 또한 우리 몸의 치유력을 믿고 그 치유력을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그 약과 치료기법이 병을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실재로는 우리 몸의 생명력이 스스로 병을 치료한다.
 
한의학의 최고 경전인 황제내경에 '無問其病 以平爲期(무문기병 이평위기)'라는 글이 있다. '(환자의) 병에 대해서 묻지 말고 평화로움으로써 (치유를) 기약하라'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모든 병은 몸과 마음이 조화롭기만 하면 그냥 사라진다는 뜻이다.
 
한의학에 침과 뜸, 한약, 도인법 등 여러 치유법이 있지만 모두가 인체를 조화로운 상태로 회복시키려는 도구들이다. 우리 몸의 자연회복력을 믿고 그 힘을 도와주기만 하면 나머지는 저절로 이루어진다.
 
TV광고 속에서 고 정주영 회장은 "어떤 어려움도 우리가 다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만물의 영장이며 가장 귀한 존재인 인간은 무한한 힘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 것이 사람의 본래 모습이다. 본래 모습을 믿는다면 "어떤 질병도 우리가 다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료인에게 치료를 부탁하는 모든 분들께 이 말을 꼭 더하고 싶다. "우리 몸에는 무한한 치유의 능력이 있습니다. 그 힘을 믿으신다면 치유의 한계는 없어집니다. 당신의 원래 모습은 '완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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