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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세대 때와 달라진 풍경… 그래도 한결 같은 ‘이별의 아쉬움’■ 김해 중·고교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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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7.02.15 09:10
  • 호수 310
  • 11면
  • 이경민·김예린·조나리·배미진 기자(min@gimhaenews.co.kr)
   
▲ 대청중 졸업생들이 서로 끌어안은 채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있다.


왁스·염색 머리, 화장에 정장으로 ‘멋’
함께 사진 찍으며 마지막 모습 남기기
울고 깔깔 웃다 친구 이름 불러보기도

지난 3년 모습 담은 영상물 상영하자
다양한 추억 교차하며 곳곳서 눈물

일부 학교는 반별 졸업식 진행해 눈길
밴드·댄스 공연으로 신나는 발표회도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 거야. 함께했던 시간은 이젠 추억으로 남기고 서로 가야 할 길 찾아서 떠나야 해요~♪"
 
지난 10일 오전 10시 대청중학교 2층 강당에서는 가수 015B의 노래 '이젠 안녕'이 울려 퍼졌다. 노랫말처럼 '서로 가야할 길을 찾아서' 떠나는 졸업생들은 함께 목청껏 노래를 불렀다.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 지금의 어른들이 '졸업식 노래'로 불렸던 동요 '작별'의 흔적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강당 안은 졸업생들과 학부모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졸업생들은 미리 준비해 온 카메라와 셀카봉을 들고 중학생으로서의 마지막 모습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졸업생 김세영(16) 양은 "3년 동안 정들었던 친구들과 헤어진다는 게 너무 아쉽다. 슬프고 힘들었던 기억보다 즐거웠던 기억만 간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혜주(16) 양은 "아쉬움과 설렘이 함께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앞으로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임지연(39·여·부곡동) 씨는 "스스로가 정한 목표에 다가갈 수 있는 고등학교 생활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 박금옥(40·여·대청동) 씨는 "별 탈 없이 중학 3년을 보내서 다행이다. 아들이 너무 공부에 대한 부담을 갖지 말고 자신의 꿈을 찾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졸업식은 대청중 방송반 학생들이 제작한 영상으로 시작됐다. 체육대회, 소풍, 수학여행 등 웃고 즐기며 보낸 지난 3년의 모습을 지켜보던 학생들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1년 동안 담임을 맡았던 3학년 교사들의 영상 편지가 화면에 나오자 학생들의 환호성이 강당을 메웠다. "몸은 대청중을 떠나지만 항상 당당한 너희가 되길 바란다. 늘 응원할게." 교사의 응원 메시지를 들으며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 봉명중 3학년 2반 '작은 졸업식'에서 아버지가 아들을 끌어안고 졸업을 축하하고 있다.

같은 날 봉명중학교에서도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생들은 상기된 얼굴로 교문 안을 들어섰다. 추운 날씨여서 발걸음이 빨라지고 코끝이 빨갛게 물들었지만,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는 표정과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졸업생답게(?) 머리를 갈색, 노란색으로 물들인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일부 여학생들은 뽀얗게 화장을 하고 입술에는 빨간 립글로스를 바른 채였다.
 
졸업생들은 운동장이나 강당이 아니라 각자의 반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봉명중은 반별로 '작은 졸업식'을 진행했다. 오전 9시께 3학년 7개 교실은 꽃다발을 들고 온 가족들로 가득 찼다. 각 반 담임교사들은 마지막 아침 조례이자 졸업식을 시작했다. 교사들은 졸업장과 한 송이씩 낱개로 포장된 장미꽃 30여 송이를 들고 교탁에 섰다.
 
교편을 잡은 뒤 처음으로 학생들을 떠나보낸다는 3학년 2반 홍현화 교사는 얼굴에 긴장감과 아쉬움, 고마움이 차례로 스쳐 지나갔다. 그는 1년 동안의 추억을 담은 사진으로 제작한 동영상을 틀었다.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이 돼 눈앞에 펼쳐지자 여학생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사진마다 당시의 기억이 떠올랐는지 울다가 깔깔 웃기도 했고,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기도 했다.

학생들은 한 명씩 앞으로 나가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학교에서는 미리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 '1년간의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 '학급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 등 총 4가지의 숙제를 냈다. 이날만큼은 아무도 '숙제'를 안 해 온 사람이 없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이름을 불러보면서 스스로를 격려하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일을 밝히는 순서에서는 "축제 때 축구에서 졌던 게 너무 아쉽다." "사제동행을 하면서 친구들과 더 사이가 좋아져서 좋았다." "축제를 준비하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그만큼 친구들과 친해져서 좋았다." "졸업여행 갔던 게 너무 재미있었다."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부모, 친구, 교사에게 하고 싶은 말을 읽는 부분에서는 분위기가 조금 숙연해졌다. "엄마, 아빠. 그 동안 속 많이 썩혀서 죄송해요. 고등학교 가서는 공부 열심히 해 볼게요. 사랑해요." "선생님. 제가 만난 담임선생님 중에서 가장 좋은 분이세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나중에 커서 맛있는 거 사 드릴게요." "친구들아. 1년 동안 너희와 함께 해서 정말 행복했어." 남학생들은 덤덤하게 글을 읽었지만, 몇몇 여학생들은 감정이 북받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 대청중 신정재 교장이 졸업생에게 상장을 수여하고 있다.

졸업생 이유진(17) 양은 "평소에 못 듣던 이야기를 들어서 좋았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웃음이 나기도 했고 눈물이 나기도 했다. 친구들과 헤어질 생각을 하니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명순(50) 씨는 "아이가 하나여서 졸업식에 오는 것도 처음이다. 마냥 아기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애가 이렇게 많이 컸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흐뭇하고 감동적이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홍 교사는 학생들에게 졸업장과 장미꽃을 건네면서 일일이 따뜻하게 포옹을 했다. 그는 "1년 동안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너희들을 만나서 위로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 다들 하나하나 너무 예쁘고 고맙다. 고등학교에 가서 힘들면 언제든 편하게 연락하는 사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각 반별 작은 졸업식 후에는 강당에서 졸업 발표회가 이어졌다. 먼저 2학년 학생들이 선배들을 위한 댄스 공연, 밴드 공연을 펼쳤다. 3학년들은 1년간 동아리나 팀에서 배운 '독도 플래시몹', '합창', '스텝댄스' 등을 선보였다. 학부모 박선화(50) 씨는 "졸업식 분위기가 우리 때와는 완전히 다른 것 같다. 우리 때는 노래만 나와도 눈물바다가 됐는데, 지금은 유쾌하고 재미있었다. 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다양한 공연을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김진두 교장은 "졸업식 현수막에 '꿈을 갖고 도전하여 꿈을 이루는 봉명인이 되자'라고 적었다. 꿈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품고 손으로 적고 발로 실천하는 것이다. 졸업생들이 이를 기억하고 꿈을 이루어 가는 봉명인이 되길 바란다"라고 축사를 했다.
 
삼방고등학교는 7번째 졸업식을 거행했다. 정문으로 난 길은 그야말로 '꽃길'이었다. 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꽃 가판대는 형형색색의 꽃다발들로 장관을 이뤘다. 학부모 김문수(50·삼방동) 씨는 "이제껏 공부하느라 고생한 자녀에게 수고했다는 의미로 꽃을 선물하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꽃 가판대의 모습은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한 상인은 "옛날에는 생화가 주를 이뤘고 인기도 많았다. 이제는 비누로 만든 장미가 제일 잘 팔린다. 인기 드라마에 나온 목화와 드라이플라워도 많이 찾는다. 생화는 말리기가 까다롭고 2~3일이 지나면 버려야 하지만, 비누 장미나 드라이플라워는 오래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 삼방고 졸업식을 앞두고 학교 교문 앞에서 다양한 꽃을 팔고 있다.

강당에 모인 학생들은 고등학생 신분을 벗어나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는 입장이라서 그런지 외모에도 변화를 많이 줬다. 남학생들은 주로 교복 대신 정장으로 멋을 냈다. 종아리까지 오는 긴 코트를 입고 머리엔 왁스를 발라 개성을 뽐냈다. 여학생들은 파마를 하거나 노란색으로 염색을 했다. 안경을 벗고 컬러렌즈나 진한 화장으로 자신을 꾸몄다. 검은색 머리, 교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수고했다." "축하해." 3년 동안 함께 공부한 사이지만 마치 처음 만난 듯 학생들은 서로 부둥켜안으며 인사를 건넸다.
 
아들의 졸업식을 축하해 주기 위해 근무 중에 잠시 들렀다는 이도열(48·어방동) 씨는 "옛날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나의 고등학교 졸업식 땐 아버지, 어머니가 일하느라 못 오셔서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라도 얼굴 도장을 찍어야 나중에 원망을 안 듣게 된다"며 미소 지었다.
 
졸업식이 시작되자 졸업생 328명이 교가를 제창했다. 이어 재학생들이 이별의 노래 '이젠 안녕'을 불렀다. "이제는 우리가 서로 떠나가야 할 시간~ 시간은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해 주겠지~ 우리 그때까지 아쉽지만 기다려 봐요♬"
 
이를 바라보던 학부모 임혜원(45·여·안동) 씨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는 "아이가 많이 힘들었을 텐데 잘 버텨줘서 고맙다. 대학교 기숙사에 보내기로 했다. 밥을 제때 못 챙겨 먹을까봐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잘 해낼 것이라 믿는다. 오늘 점심식사 메뉴는 추억의 짜장면"이라며 웃었다. 졸업생 유지현(19·지내동) 양은 "친구들이 우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찡했다. 3년 동안 용기를 북돋워준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부모님께도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해중앙여중도 제51회 졸업식을 개최했다. 여중생들의 오케스트라 합주소리가 졸업식의 시작을 알렸다. 이 학교에는 경남에서 유일하게 여중생 합주단 '가오니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있다. 이들은 해마다 졸업식 때 작은 음악회를 연다. 올해는 영화 '러브 액추얼리'의 음악들과 시벨리우스의 교향곡을 연주했다. 학부모 전수정(43) 씨는 "아이가 학교를 다니는 3년 내내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졸업을 하면서 또 이렇게 연주회를 하니 특색이 있어 좋다"라고 말했다.
 
졸업생들이 만든 영상도 상영됐다. 큰 화면에는 지난 3년 간 학생들이 활동하며 찍은 사진들이 차례로 지나갔다. 졸업생들에게 전하는 교사들의 인터뷰도 담겼다. 잠시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졸업생 김희영(15) 양은 "영상을 보고 있으니 좋았던 기억과 안 좋았던 기억이 모두 스쳐 지나갔다.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어 눈물이 났다"며 울먹였다.
 
학부모 노경희(53) 씨는 "흐뭇하고 뿌듯하다. 그동안 딸이 학교생활을 안전하게 잘 해줘서 고맙다. 학교에서 다양하게 준비를 많이 해준 것도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9일 삼계중학교에서는 339명이 졸업했다. 각 반 담임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직접 졸업장을 전달하며 장미 한 송이씩을 선물했다. 덕담도 전했다. 몇몇 여학생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삼계중 정원옥(51) 교사는 "평소 학생들에게 엘리트보다 사람이 먼저 되라고 말한다. 고등학교에 가서도 사람 냄새가 나는 그런 인재가 됐으면 좋겠다"며 졸업생들을 격려했다.
 
김해뉴스 /이경민·김예린·조나리·배미진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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