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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교육 친구들에 지고 싶지 않다”… 오기·승부욕으로 일군 성과■ 경남과학고 조기졸업한 손성현 군, 서울대-카이스트 동시 합격 비결은?
  • 수정 2017.02.27 09:21
  • 게재 2017.02.15 09:41
  • 호수 310
  • 14면
  • 조나리 기자(nari@gimhaenews.co.kr)

"영화 '판도라'에 나오는 것처럼 원자력발전소를 관리하거나 핵융합이라는 신에너지를 연구하는 원자핵공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핵기술에 부정적인 편견이 아직 많이 있지만 핵기술을 이용하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청정 에너지원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에 그 길이 어렵고 좁기도 하겠지만, 그 분야에서 선구자가 돼 좀 더 안전한 미래 에너지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경운중을 졸업하고 경남과학고에 진학했던 손성현(17) 군이 입학 2년 만에 조기졸업을 하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와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에 동시에 합격했다. 그는 '현대물리학'이라는 대학 서적을 보며 과학 공부를 하던 중 핵 에너지의 엄청난 힘에 매료됐다고 한다. 자신의 목표였던 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선택한 그는 원자핵공학자라는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 


 

   
▲ 손성현 군이 평소 공부를 하던 책상에 앉아 밝게 미소를 짓고 있다.


입학 첫 시험서 ‘김해 영재’ 자존심 손상
전체 100명 가운데 중위권 처져 큰 충격

남들보다 10배 더 공부하며 성적 향상
스터디그룹 세미나 활용 수학 점수 올려
개념 정리 마인드맵으로 과학 과목 정복

가족·일기·성적표가 힘든 시기 버팀목
“핵융합 연구로 미래 에너지 만들고파”



■ 충격적인 첫 시험이 자극제
손 군은 어릴 때부터 똑똑하고 공부를 잘했던 학생이었다. 초등학교는 물론 중학교 시절 내내 전교 1등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중학교 2학년 때는 카이스트의 IP영재기업인교육원에 교육생으로 입학한 뒤 벤처기업을 창업해 운영하기도 했다.(<김해뉴스> 2013년 12월 10일자 17면 보도).
 
누가 봐도 '영재'였던 손 군이었지만, 영재들이 모인 경남과학고의 벽은 높았다. 1학년 1학기 때 고교 과학 전 과정을 다 배우고, 2학기 때부터 심화, 대학교 과정을 배우는 경남과학고의 교육 커리큘럼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입학하기 전에 이미 사설교육기관에서 선행학습을 마치고 온 다른 학생들과 성적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첫 중간고사에서 전체 100명 중 30등 안팎의 성적을 받았습니다. 특히 수학은 60~70등 사이여서 정말 충격이 컸습니다. 그런 충격적인 결과가 자극이 됐습니다. 시험이 끝난 후 '제대로 배워보자'라는 마음으로 남들보다 10배 더 많이 공부했습니다."
 
손 군은 그때부터 모든 시간을 공부에 할애했다. 쉬는 시간, 점심·저녁시간, 자습시간 등 조금이라도 비는 시간에는 수학 공부를 했다. 그가 처음 시도했던 방법은 '수학의 정석'에 나오는 문제를 반복해서 푸는 것이었다. 그렇게 책을 6~7번 반복해서 공부했다. 필수적인 개념과 직결된 문제를 풀면서 자연스레 기본기가 생겼고 실수가 줄었다. 그 결과 1학기 기말고사에서는 10등대의 성적을 얻었다.
 

   
▲ 손성현 군이 마인드맵으로 정리한 과학 교과 자료.

■ 스터디그룹과 마인드맵
수학 성적은 껑충 뛰었지만, 손 군은 여전히 고득점을 받기에는 부족하다고 느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터디그룹을 만들었다. 친구 4명이 일주일에 한 번씩 2~3시간 동안 세미나 형식으로 함께 공부했다. 한 명씩 돌아가며 특정 분야를 설명하고, 서로 질문을 던져 보기도 했다. 한 가지 문제를 놓고 새로운 풀이법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세미나를 하면서 수학에 눈이 열렸다. 깊은 수학의 세계를 알게 됐다. 서로 느낀 점, 배운 점을 나누는 과정에서 공부에 대한 흥미도 커졌다"고 말했다.
 
암기할 게 많은 과학 과목의 경우 중도 포기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는 마인드맵을 그리며 개념을 정확히 정리해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먼저 전체 내용을 공책에 정리했다. 필기를 할 때는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듯 말로 하거나 속으로 되뇌며 개념을 외웠다. 내용이 머리에 들어왔다는 생각이 들면 빈 종이에 마인드맵을 그리기 시작했다. 교과서에 나오는 순서 대신 머리에 정리된 주요 개념 단위로 새로운 지도를 만들었다. 중간에 막히는 부분이 나오면 제대로 숙지를 못한 것으로 보고 다시 공부를 했다. 이렇게 해서 마인드맵을 완성했고, 과학을 정복했다. 이런 공부법 덕분에 과학 성적은 4등급에서 3등급으로, 다시 1등급으로 수직 상승했다.
 
"계속 필기를 하고 요약본을 만드는 공부법은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비효율적인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필기노트나 요약본을 만드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그 과정에서 개념을 익히려고 한다면 더 꼼꼼하게 공부할 수 있습니다."
 
 

   
▲ 손성현 군이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소개하고 있다.

■ "어딜 가도 잘 해낼 자신"
손 군은 교실이나 기숙사에서 공부만 하는 학생이었다. 공부에만 매달리면서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다. 그는 "나 자신을 잃어가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럴 때마다 가족이 큰 버팀목이 돼 주었다. 아들의 힘들다는 연락이 오면 아버지, 어머니가 한걸음에 달려와 주었다. 그는 또 힘든 시기를 지날 때 일기를 쓰면서 스스로에게 마음을 터놓기도 했다.
 
손 군은 그러나 여러 가지 스트레스 해소법 중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성적표였다고 한다. 힘든 만큼 보상을 받았기 때문에 다시 공부할 힘을 얻었다는 것이다. "사교육을 안 받고도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결국 그 목표를 이뤘지요. 그런 오기와 승부욕이 공부를 하는 데 더 도움이 됐습니다."
 
손 군은 서울대에서 다시 최상위권 학생들과 경쟁해야 한다. 그는 하지만 이제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저만의 공부법을 찾았기 때문에 이제는 어느 과목을 한다고 해도 잘 해낼 자신이 있습니다. 또 분명한 꿈이 있기 때문에 그 꿈을 향해 더욱 힘을 내서 나아갈 생각입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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