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야의 길 인도에 방치된 대형 쇠볼트.

구봉초~해반천 사이 가야의 길
자전거 거치대 철거 후 남겨져


한 어린이가 김해시가 관리하는 자전거 시설물의 대형 쇠볼트에 걸려 넘어져 큰 부상을 입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초등학생 전 모(10) 군은 지난 12일 오후 2시께 구봉초~해반천 사이 가야의길을 걷다 넘어졌다. 인도에 설치돼 있던 높이 10㎝ 길이의 쇠볼트에 부딪친 것이었다. 쇠볼트는 자전거거치대를 고정하기 위한 것으로, 전 군이 넘어진 자리 인근에는 쇠볼트가 6개나 설치돼 있었다. 최근 특정 행사를 진행하면서 자전거거치대를 철거했지만, 쇠볼트는 제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리에 심한 부상을 입은 전 군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 진료 결과 상태가 심각했다. 정강이 살이 4㎝ 정도 움푹 패였고, 근육과 인대까지 손상됐다. 전 군은 다음날 전신마취를 한 상태에서 약 2시간 동안 수술을 받았다.
 
전 군의 아버지 전 모(43·삼계동) 씨는 시에 전화를 걸어 사고 사실을 알리고 다른 시민들이 다치지 않도록 볼트를 빨리 철거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전화를 받은 시 관계자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전 씨는 "공무원이 '서둘러 조치하겠다'고 했는데 쇠볼트는 다음날에도 그대로였다. 아이의 상태에 대해서는 묻지도 않았다"면서 "치료비 보상 문제를 문의하니 창원의 다른 기관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법적으로 다퉈보자는 것인가 싶어 당황했다"고 말했다.
 
<김해뉴스>가 현장을 확인해 본 결과 쇠볼트는 14일 오전까지도 방치된 채였다. 가야의길은 최근 모바일 증강현실 게임인 '포켓몬고'의 명소로 알려져 오가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이에 대해 시 공원관리과 관계자는 "시에서 자전거거치대를 철거한 게 아니다. 시민들이 자체 행사를 하면서 임의로 철거를 한 모양이다. 피해자 가족의 민원을 받은 뒤 사실 확인을 했다. 며칠 내에 정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에는 보상·배상 예산이 따로 없다. 국가에서 공공시설물 설치, 관리상의 잘못으로 인해 손해를 입은 국민을 위해 국가배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법무부 산하인 창원지구배상심의회를 통해 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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