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지킴이 활동 중 게임 삭제 강요
A 씨 “옷깃만 잡았을 뿐 사실 아냐”


자원봉사상까지 받았던 김해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간부가 모바일 증강현실 게임인 '포켓몬고'를 즐기던 여중생을 폭행하고 폭언을 퍼부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13일 김해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에 따르면, 김해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간부 A 씨가 11일 '포켓몬고 안심지킴이'  활동을 벌이던 도중 게임을 즐기려던 청소년에게 막말을 하고 폭행을 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됐다.
 
고소장에 따르면, B(15) 양은 이날 오전 11시 25분께 대성동 시민의종 앞에서 휴대전화기를 호주머니에 넣고 신호등을 건너려다 A 씨에게 갑자기 멱살을 잡혔다고 한다. A 씨는 B 양의 멱살을 쥐고 끌고 가면서 "포켓몬고 지워"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B 양이 "일단 놓고 이야기 하라"고 했지만, A 씨는 끝까지 멱살을 잡은 채로 자신의 눈앞에서 게임을 지우고 가라고 강요했다.
 
김해시는 지난 10일 김해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소속 회원 100여 명으로 '포켓몬고 안심지킴이' 발대식을 연 바 있다. 이에 따라 A 씨 등은 이날 김해의 종 일대에서 '포켓몬고 안심지킴이'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포켓몬고 명소로 알려진 가야의거리를 중심으로 해반천, 시민의종 부근에서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포켓몬고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게 안심지킴이의 역할이다.
 
A 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B 양은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자 A 씨는 "너 같이 이상한 애는 신상정보를 알아야 하겠다", "너네 같은 ×들 때문에 나라가 이 꼴이다" 등의 폭언을 내뱉었다고 한다.
 
현장을 떠난 뒤 B 양은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두 사람은 김해중부경찰서에서 A 씨를 다시 만났다. A 씨는 폭행, 폭언 사실을 부인하다 나중에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한다. 그러나 B 양 가족은 A 씨를 상대로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고소장에는 'A 씨가 멱살을 잡을 때 손 부위가 가슴을 스쳐 수치감을 느꼈고, 남자에 공포감을 느낀다'고 돼 있다.
 
B 양의 어머니는 "딸이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집에서 쉬고 있다. 정신과 치료도 받을 예정이다. 봉사단체에서 나왔으면 그렇게 행동해도 되는지, 나이가 어리면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 건지 너무 억울하다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A 씨가 자원봉사상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팔목 부분의 옷깃을 잡았지만 멱살을 잡은 적은 없다. 자식 같고, 손녀 같은 아이한테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느냐. 말도 안 된다. 경찰서에서도 멱살을 잡고 욕했던 것을 부인했지만 문제 해결이 안 되고 더 커지기에 사과한 것이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게임을 지우라고 한 사실과 관련, "포켓몬고 게임이 불법인줄 잘못 알고 그랬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다니기를 바라서 그런 것이지 다른 뜻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이 들어온 만큼 철저하게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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