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준규 김해농구협회 신임회장.

최준규 김해농구협회 새 회장
‘프로농구단 프런트’ 이색 경력


"농구만화 슬램덩크에 '왼손을 거들 뿐'이란 대사가 있습니다. 오른손이 림을 향해 힘껏 공을 던지려면 왼손은 옆에서 거드는 역할을 해야 하듯 김해의 엘리트체육 학생들과 동호인들이 마음 놓고 농구를 즐길 수 있도록 '왼손' 역할을 하겠습니다."
 
최준규(46) 세무사가 김해농구협회 수장 자리를 맡았다. 최 세무사는 지난 9일 김해시청에서 제11대 김해농구협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김해농구협회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지금까지 사무실이 없었다. 그는 취임식에 앞서 자신의 개인 사무소를 사무국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김해농구협회 현판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농구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 해외영업팀에서 일하다 프로농구단 사무국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그는 "대학시절 농구동아리 활동을 하는 등 평소 농구를 즐겼고, 스포츠마케팅에도 관심이 많았다. 현대전자(현 하이닉스) 사내공모에서 농구단 외국선수 통역을 뽑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최 협회장은 현대전자농구단이 KCC농구단으로 재창단한 후 1년 반 동안 재키 존스 등 외국인 용병선수의 통역과 지원 업무를 맡았다. 당시만 해도 국내 프로농구단의 지원시스템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스포츠 에이전시를 다룬 영화 '제리 맥과이어'의 주인공처럼 선진적인 스포츠 마케팅을 기대했지만 현실과 이상은 달랐다. 이후 사고와 과로 등이 겹치면서 허리 디스크 수술까지 받은 뒤 프로농구단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와 세무사사무소를 개업했다.
 
최 회장은 3년 전부터 고향 후배인 임호중 농구부 허병진 전 감독(현 농구협회 전무)과 친척인 김해농구협회 선철곤 전 회장과의 인연으로 농구협회 일을 거들기 시작했다.
 
그가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소통'과 '즐기는 농구'다. 그는 "과거 농구협회는 학교 농구부를 후원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 반면 동호인들은 자체적으로 모여 활동하기 때문에 성격이 많이 다르다. 성격이 다른 두 조직이 통합한 뒤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회원들의 의견을 하나하나 들은 뒤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자세로 유기적인 팀워크가 발휘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승패에 집착하지 않고 즐기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농구 저변 확대에 힘쓸 생각이다. 이를 위해 작은 농구대회를 자주 개최하고, 장기적으로 지역대학 농구부 창단도 이끌 계획이다.
 
그는 "김해 출신 선수들이 프로농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부산 KT의 간판포워드 김영환과 서울 삼성의 가드 이시준이 지역의 초·중·고 농구부에서 꿈을 키웠다. 모든 학생 선수들이 프로선수로 성공할 수 없지만, 지역의 농구부 학생들이 대학 진학에서 좌절하지 않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대학에 농구부를 설립할 수 있도록 힘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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