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말 김해문화의전당 이명자 사장의 임기가 끝난다. 김해문화의전당을 관리하는 김해문화재단(이사장 허성곤 김해시장)은 조만간 신임 사장을 뽑을 방침이다.
 
김해문화의전당은 김해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공간이다. 당연히 사장은 문화예술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토대로, 미래지향적인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사람이라야 한다. 선정 과정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건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현재의 분위기로는 그럴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김해문화의전당 사장은 연임시킬 수도 있고,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공모를 할 수도 있다. 사장을 연임시킬지, 공모할지는 순전히 허성곤 시장의 마음에 달렸다고 한다. 허 시장이 연임 결정을 내리면 이사회에서 안건을 통과시켜 임명하면 끝이다. 공모절차를 밟는다고 하면, 후보 추진위원회를 구성한다. 추진위는 시장이 위촉하는 2명, 김해시의회에서 추천하는 3명, 김해문화재단 소속 2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이명자 사장은 연임을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문화의전당과 시청 주변에서도 허 시장과 이명자 사장이 매우 친한 사이여서 공모절차 없이 연임할 것이란 말이 나돌고 있다.
 
공모를 하더라도 추진위에 '김해문화재단 소속 2명'이 들어가 있어 이명자 사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명자 사장이 사실상 재단의 인사를 좌지우지 하는 사무처장을 겸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사람 2명을 추천할 것은 뻔한 사실이다.
 

▲ 김해문화의전당 전경.

돌이켜 보면 이명자 사장은 취임 전부터 심각한 자격 시비를 부른 인물이다. 김맹곤 전 시장의 최측근으로서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낙하산 취임을 했다는 것이었다. 김해시의회의 전영기, 우미선 의원 등은 당시 기자회견을 열어 "김해문화의전당 사장의 경우 지난해 12월 31일 이종숙 전 사장이 물러난 지 3개월이나 지나도록 후임을 뽑지 않다가 최근 특정 공무원의 명예퇴직에 맞춰 사장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눈에 뻔히 보이는 내정 공모"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김해의 대다수 문화예술인들도 개탄을 금치 못했다.(<김해뉴스> 2015년 3월 11일자 1면 등 기사 참조)
 
이명자 사장은 취임 후에도 지속적으로 자질 시비를 빚었다. 김해의 대다수 문화예술인들은 이명자 사장이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문화예술을 마치 관공서의 행정이나 산업의 한 분야로 취급한다면서 불쾌해 했다.
 
한편, 김해문화재단은 최근 각 시설의 사장 응시자격 요건을 변경하기도 했다. '5급 이상의 공무원으로서 문화예술 또는 행정 관련분야에 1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로 돼 있던 기존 조항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4급 이상 공무원으로 1년 이상 재직한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미술에 대해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김해시에서 4급 이상 공무원으로 1년 이상 일했다면 시 산하 미술관의 관장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해문화재단은 한술 더 떠 '관련 분야 석사 이상 소지자로 관련 근무경력 10년 이상인 자'라는 조항을 삭제해 버렸다. 이는 서울예술의전당의 응시요건과 상반되며, 전문가 발탁을 중시하는 시대적 흐름에도 반하는 것이다. 문화예술인들은 이를 두고 '가관'이라고들 한다.
 
사람들은 예술을 통해 때로는 위로를 얻고, 때로는 기쁨을 느낀다. 예술은 아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도 한다. 따라서 문화예술만큼은 절대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들 한다. 사정이 이런 까닭에 임명권자인 허성곤 시장의 판단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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