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환 어방동·독자

담배를 끊은 지 15년이 다 돼 간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끊을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몇 차례 흔들렸던 순간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길거리 흡연자들의 모습은 가장 큰 유혹이었다. 막상 담배연기를 맡자 참기 힘들어졌다.
 
세월이 흐른 지금, 길거리 담배연기에 눈살을 찌푸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길거리에는 흡연자들보다 비흡연자들이 훨씬 많다. 비흡연자들에게 담배연기는 얼마나 큰 고통인가. 그 중에는 청소년, 어린이들과 임산부, 노약자 등 담배연기에 노출되면 안 되는 사람들도 있다.
 
길을 걷다 보면, 조금 과장된 표현이지만 마치 도미노처럼 길거리 흡연자들을 발견할 수 있다. 보행 중 흡연도 포함해서 말이다.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피해를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 자체가 아예 결여돼 있는 모습이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마치 하나의 문화인 듯 자랑하는 것처럼 서로 모여 길거리 흡연을 즐기는 모양새다.
 
안타깝게도 현재 길거리 흡연을 규제하는 법은 없다.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을 따로 지정해 놓았지만, 금연구역만 피한다면 어디에서든 담배를 필 수 있다. 실제로는 금연구역을 뺀 나머지가 흡연구역인 셈이다.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담배꽁초도 큰 문제다.
 
진짜 문제는 금연을 권장하고 비흡연자들을 위한답시고 금연구역만 계속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갈 곳을 잃은 흡연자들은 어쩔 수 없이 길거리에서 담배를 필 수 밖에 없다. 결국 피해를 입는 것은 비흡연자들이다. 이렇게 되면 누구를 위한 금연구역인가.
 
금연을 권장하는 것도 좋지만, 무조건 금지만 할 게 아니라 합법적인 실외흡연구역을 늘려야 비흡연자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또 흡연자들과 비흡연자들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더이상 피해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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