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추진위 결성 준비
가야 상징 460㎝ 조형물 건립

 

▲ 내동 연지공원 야외공연장에 설치된 파리장서비.

지난해 6월 김해문화원과 지역 유림들의 주도로 시작된 파리장서비 건립 운동(<김해뉴스> 2016년 8월 17일자 9면 보도)이 9개월 만에 결실을 맺는다.
 
김해문화원(원장 이양재)은 파리장서운동에 참여한 김해출신 유림들의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기 위해 2일 내동 연지공원 야외공연장에서 파리장서독립운동기념비 제막식을 거행하기로 했다.
 
파리장서운동은 1919년 일제강점기 때 전국에 있던 유림들이 일으켰던 독립운동이다. 유림 137명은 한국의 독립을 요구하는 한국독립청원서(파리장서)를 만들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보냈다. 이 사건의 여파로 수많은 유림들이 투옥돼 고초를 겪었다. 김해에서는 노상직을 중심으로 류진옥, 안효진, 허평, 김태린 선생이 파리장서에 서명했다.
 
파리장서비는 1972년 10월 서울 중구 장충단공원에 처음 세워졌다. 이후 1977년 경남 거창, 1997년 대구, 2006년 충남 홍성, 2007년 경남 합천, 2014년 경북 봉화에도  건립됐다.
 
김해에서는 파리장서비 건립을 진행하기 위해 지난해 6월 7일 '파리장서 김해건립추진위원회'가 결성됐다.
 
추진위원회는 경남 합천, 거창, 밀양 등에 세워진 파리장서비를 답사했다. 처음에는 내동 나비공원에 있는 한뫼 이윤재 선생 조형물 옆에 파리장서비를 세울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바꿔 연지공원 야외공연장 일원에 조성하기로 했다. 사업비는 시비 5000만 원, 도비 1억 원 등 총 1억 5000만 원이다.
 
추진위원회는 연지공원 특성상 밋밋하고 단순한 외관의 비석은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디자인 공모를 실시했다. 그 결과 김해의 대표 상징물인 '기마인물형토기'와 가야시대 '철기 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 선정됐다. 높이 460㎝인 조형물은 문경석, 오석, 마천석 등 자연석으로 만들어진다. 김해를 대표해 참여한 유림 4명의 이름과 설명, 건립 취지문 등이 새겨진다.
 
이날 행사는 오전 9시 30분 고유제를 시작으로 김해문화원 풍물단의 지신밟기 공연, 제막식 순으로 열린다. 제막식에서는 파리장서비 추진 경위 설명, 파리장서운동 참여 인물 소개, 파리장서 원문 낭독, 류진옥 선생의 손자인 류재섭 씨의 소감 발표 등으로 진행된다.
 
이양재 원장은 "파리장서운동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내동 나비공원보다 연지공원의 유동인구가 많아 이곳에 세우기로 했다. 지역에 훌륭한 인물이 많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도 김해문화원의 역할이다. 많은 시민들이 파리장서비에 관심을 가져 주기를 기대한다. 파리장서비를 둘러싼 담벼락을 활용해 김구, 안중근 의사 등 독립투사를 기리는 '거리의 독립박물관'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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