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열린 김해읍내 만세운동.


 1일 ‘김해읍내 만세운동’ 준비
 합성초 행사 이어 종로길 행진
“지역 근대역사 조명 노력 필요”



 

▲ 고준석 위원장이 ‘김해읍내 만세운동’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김해에서 가야사 연구는 활발하지만 근대역사 정리는 제대로 안 돼 있습니다. 김해의 근대역사를 더듬어 올라가면 경남지역에서 3·1운동을 이끈 배동석 애국지사와 김해읍내 만세운동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1919년 3월 30일 김해읍내에 울려 퍼졌던 '대한독립만세'를 다시 외치며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킨 선조들의 정신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김해근대역사위원회(위원장 고준석)'는 1일 오후 제98주년 3·1절을 맞아 김해합성초와 종로길 일원에서 '김해읍내 만세운동'을 재현한다. 이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지난해 행사에는 김해근대역사위원회 회원, 시민 등 1000명이 참석했다. 김해시가 장유 용두산정 3·1독립운동기념탑 광장에서 3·1절 기념행사를 열고 있지만, 시민들이 대규모로 참여해 만세운동을 재현하는 행사로는 이 행사가 유일하다.
 
김해읍내 만세운동 재현 행사는 김해교회에서 시작됐다. 김해교회는 남한에서 한국인이 세운 교회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김해교회역사위원회'는 지역 근대역사 연구의 필요성을 느끼고 2014년 '김해근대역사위원회'를 만들어 지난 1월 비영리단체로 정식 등록했다. 회원은 120여 명, 위원은 33명이다.
 
김해교회와 근대역사 사이에서 징검다리가 되는 인물은 배동석 애국지사와 그의 부친인 배성두 장로다. 배 장로는 1884년 김해교회를 설립하고 1907년 김해합성초를 세웠다. 배 지사는 중국 만주, 상하이에서 김좌진 장군과 함께 독립운동을 벌였다. 이후 세브란스연합의학전문학교(현 연세대 의대) 재학 중 학생대표로 3·1운동에 참가했다. 이후 독립선언문을 가지고 김해로 내려와 만세운동의 불씨를 옮겼다.
 
고준석 위원장은 "배 지사를 비롯해 김해에 독립유공자 45명이 있지만 지역에서 근대역사 조명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 대구, 밀양에는 근대역사관, 독립기념관이 있다. 배 지사의 처가인 함안 칠북면에는 학생 1000여 명이 두루마기를 입고 대규모 만세운동 행사를 하고 있다. 그 모습에 감동을 받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며 행사 시작 계기를 설명했다.
 
김해읍내 만세운동 행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김해합성초 운동장에서 오후 2시 행사를 시작한다. 98년 전 김해읍내 만세운동을 떠올리며 참석자 모두가 일어나 '대한독립만세'를 외친다. '기미년 삼월 일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독립만세.' 3·1절 노래도 함께 부른다. 당시 김해읍내 만세운동을 그대로 재연한 연극이 이어진다.
 
고 위원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배 지사 역을 맡아 열연한다. 김해 지역 목사, 장로를 비롯한 위원회 회원들과 시민들이 직접 독립운동가와 일본 순사 역을 연기한다. 김해근대역사위원회 김재구 사무국장은 일본 순사역을 소화하기 위해 콧수염을 길렀다.
 
고 위원장은 "3·1운동 당시를 생동감 있게 재연하기 위해 일본 순사가 썼던 총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직접 만들기도 했다. 복장도 그때 그대로다. 마지막에는 참가자들이 다함께 일본 순사를 향해 신문지로 만든 돌을 던지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친다"고 설명했다.
 
합성초에서 1부 기념식을 치른 뒤에는 동상동 종로길을 돌며 만세 행진을 이어간다. 지난해에는 김해근대역사위원회에서 나눠준 작은 태극기를 외국인들도 함께 흔들었다고 한다. 고 위원장은 "어린이, 어른을 막론하고 다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거리를 누볐다. 행사 내용을 묻는 외국인들에게 일제 강점기 역사를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역사를 기억하고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국가관이 없는 젊은이들이 많다. 글로벌 시대라고 하지만 나라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나라 사랑은 자기 사랑, 이웃 사랑으로 연결된다. 나라를 지킨 선조들의 믿음과 정신을 이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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