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문묘춘계석전에 참석한 유림들이 김해향교 대성전 앞에서 사배를 드리고 있다.

원로유림·시민 등 150명 참석
전통유교 제례순서 엄숙 진행


"공부자(孔夫子) 기원 2568년, 정유년의 춘계석전 행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1일 대성동 김해향교(전교 노영칠)에서 공자 탄신일을 맞아 문묘춘계석전(文廟春季釋奠)이 봉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원로 유림과 지역 인사, 시민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문묘석전은 공자에게 지내는 제사의식으로 매년 봄, 가을에 봉행한다. 문묘는 공자나 여러 성현을 모신 사당을 의미하고, 석전은 정성스레 빚은 술을 받들어 올린다는 뜻을 갖고 있다. 공자 등 선성선현(先聖先賢) 25명의 위패를 모신 향교 대성전에서 치러진다. 선성선현 25명은 5성위, 동방(문묘) 18현, 송나라 2현으로 구성된다. 5성위는 공자, 안자, 증자, 자사, 맹자다. 문묘 18현은 설총, 최치원, 안유, 정몽주, 이황, 이이, 송시열 등이다.
 
유림들은 제례에 참석하기 위해 향교 문 앞에 있는 시도소에 이름을 적은 후 입장했다. 이를 시도기라 한다. 조선시대에는 방명록이나 유생의 출석부로 쓰였다.
 
오전 10시, 향교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명륜당에서 제례의 시작을 알리는 창방이 시작됐다. 홀기를 읽어 절차를 집행하는 사람인 '집례'는 조혜순 유림이 맡았다. 집례는 홀기에 곡조를 섞어 석전에서 누가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노래 부르듯 발표했다. 이날 제례의 초헌관은 노영칠 전교, 아헌관은 정중화 수석장의, 종헌관은 김관숙 원로유림이 맡았다. 대개 초헌관은 고을의 수령인 김해시장이 맡지만, 허성곤 시장은 이날 다른 일정이 겹쳐 불참했다.
 
창홀이 끝난 후 헌관, 제사, 유림 들은 진설 준비가 끝난 대성전을 향해 올라갔다. 흰 천이 여러 줄 깔린 대성전 앞마당에는 엄숙함이 감돌았다. 헌관들은 대성전 왼쪽에 줄지어 섰고, 유림들은 흰 천을 따라 나란히 도열했다. 집례는 홀기를 읽어 제례를 지휘했다. 앞마당에 있던 유림들은 절차에 따라 세 번 절을 했다.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은 집례의 진행에 맞춰 순서대로 손을 씻고 대성전으로 들어가 오성(五聖)에게 술을 올렸다. 축문을 불태우는 의식인 망료례까지 전통유교의 제례순서에 따라 진행됐다.
 
석전이 끝나자 여성유도회 회원들은 음복할 음식을 준비했다. 헌관, 집사 들은 명륜당에 자리를 잡았다. 유림들은 명륜당의 서재, 동재에서 술, 돼지고기, 생선, 떡 등을 먹었다.  
 
김해향교 송우진 의전수석장의는 "가을에 열리는 추계석전에는 차를 대접하는 헌다례 의식이 예정돼 있다. 앞으로도 향교의 전통을 지켜 시민들에게 전통문화를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983년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217호로 지정된 김해향교는 지역의 인재를 양성하고 미풍양속을 보존하던 조선시대 교육기관이다. 현재 청소년과 일반시민, 지역 유림을 대상으로 교화사업을 실시해 전통학문과 도덕 확립에 기여하고 있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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