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는 지난해 9월부터 22명의 도서선정단이 20주간 심층 토론을 거쳐 8권의 후보를 정하고 시민여론 조사를 거친 끝에 <한 스푼의 시간>, <동생을 데리고 미술관에 갔어요>를 '김해의 책'으로 선정했다.


선정단 22명 20주간 토론 이어
시민 여론조사 실시 최종 결정
시 “가이드북 만들어 배포 계획”



소설가 구병모의 <한 스푼의 시간>과 어린이도서 작가 박현경의 <동생을 데리고 미술관에 갔어요>가 '2017년 김해의 책 대표도서' 및 '2017 김해의 어린이 도서'로 선정됐다.
 
김해시는 14일 "지난해 9월부터 22명의 도서선정단이 20주간 심층 토론을 거쳐 8권의 후보를 정하고 시민여론 조사를 거친 끝에 <한 스푼의 시간>, <동생을 데리고 미술관에 갔어요>를 '김해의 책'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주제는 '우리가 만들어 갈 세상'이다. 시 인재육성과 관계자는 "빠르고 복잡하게 변하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진정 놓치지 않아야 할 가치를 시민과 함께 고민해 보려고 한다"며 주제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 스푼의 시간>은 인공지능 로봇 '은결'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관심을 끈다. 아내와 사별한 명정은 가난한 동네에서 세탁소를 운영한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도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어느날 명정은 인간 소년의 모습을 한 로봇을 만난다. 명정은 로봇에게 둘째 아이가 생기면 부르고 싶었던 '은결'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후 함께 생활한다. 이 작품은 로봇의 눈에 비친 인간의 삶과 희로애락을 섬세한 관찰과 아름다운 문장으로 풀어냈다.
 
구 작가는 2008년 장편소설 <위저드 베이커리>로 창비청소년 문학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이후 소설집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로 다수의 문학상을 받았다. 또 소설집 <고의는 아니지만>과 장편소설 <아가미>, <파과> 등을 펴냈다.
 
구 작가는 "로봇이 감정을 갖게 된다는 서사는 영화와 문학에서 반복 소비되는 클리셰(상투적 스토리)다. 클리셰에는 익숙한 것에 약간의 포인트를 주거나 비트는 은근한 매력이 있다. 조엘 가로의 <급진적 진화>에서는 인공지능 로봇에 대한 재미있는 가정과 상상들이 등장했다. 그중 한 대목을 접하고 세탁소에서 일하는 로봇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구상하게 됐다"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그는 "사람들은 대체로 무언가 좋은 것을 만났을 때, '이건 남들이 몰랐으면 좋겠다', '혼자만 알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그와 동시에 타인과 같은 콘텐츠를 공유하면서 소통, 공감하기를 원한다. 의미 있는 자리에 선정돼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100명의 사람이 읽고 100가지의 다른 관점이 나오는 게 독서의 좋은 점이다. 늘 하던 대로 단편과 장편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동생을 데리고 미술관에 갔어요>는 누나 '은이'가 시각장애인 동생 '찬이'를 데리고 미술관 나들이를 하면서 나누게 되는 남매의 특별한 이야기다. 큰 병을 앓은 뒤 시력을 잃은 찬이는 말이 없어지고 갈수록 고집이 세졌다. 은이는 찬이에게 부모의 관심이 쏠리자 질투하고 미워한다. 엄마는 찬이와 가기로 했던 ‘시각장애아동을 위한 미술관 나들이’에 갈 수 없게 되자  은이에게 동생을 데리고 가달라며 부탁한다. 은이는 찬이와 지하철을 타고 미술관에 가면서 시각장애인의 고충과 주위의 시선, 속마음까지 알게 된다.
 
박 작가는 2001년 '문화일보'와 '광주매일'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MBC창작동화 대상, 푸른문학상, 건국대 창작동화상을 수상했다. 펴낸 책으로는 어린이도서 <최고의 베프 최악의 베프 동생>, <비행사탕>, <체리도둑> 등이 있다.
 
박 작가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낭독봉사를 오랫동안 했다. 점자의날에 도우미 활동도 여러 번 했다. 시각장애인들의 갈등, 고민을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집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김해의 책은 시민들이 투표를 해서 선정한다는 것을 알고 크게 놀랐다. 다수의 관심과 정성이 모아져 책이 추천됐다. 소식을 듣자마자 신춘문예에 당선해 등단한 것보다 더 영광스럽고 기뻤다. 생애 최고의 영예이며 멋진 김해시민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김해의 책' 사업은 해마다 책 두 권을 선정해 시민들이 함께 읽고 토론함으로써 독서의 관심을 고취시키자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 '김해의 책' 후보도서는 지역 초·중·고 교사와 공공도서관 사서, 독서관련 시민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도서선정단이 정한다. 이들이 후보 도서를 추천, 압축한 뒤 시민 여론조사를 통해 대표도서와 어린이도서를 최종 선정한다.
 
도서선정단으로 활동했던 덕청초 강상도 사서교사는 "많은 고민 끝에 김해의 책을 선정했다. 올해 선정한 책이 시민들에게 어떤 감동을 줄지 기대에 부풀어 있다”고 전했다.
 
김해시는 학생, 단체를 대상으로 '김해의 책 독서릴레이'를 실시한다.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시민과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김해의 책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시 인재육성과 관계자는 "독서릴레이와 독후활동 운영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도교사 워크숍을 마련할 예정이다.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가이드북을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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