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염, 초봄 3~5세 유아 흔해
분무기 사용하면 호흡곤란 완화

소아 좁은 기관지 잘 막혀 염증
1~2주 지나면 대부분 증상 회복

예방접종 보편화 덕 볼거리 감소
시간 흘러가면 대개 병세 호전



일교차가 심하고 건조한 초봄에는 감기, 비염,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특히 영아나 취학 전 유아들은 바이러스 감염과 합병증에 취약하다. 아직 면역체계가 완성되지 않아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는 각종 바이러스를 이겨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갑을장유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진희 과장은 "이른 봄 호흡기 계통 바이러스는 영아 감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초기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심할 경우 세기관지염, 후두염, 폐렴 등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후두염
후두염은 염증 때문에 후두가 빨갛게 부어 오르는 질환이다. 열과 통증도 동반한다. 겨울이나 초봄에 많이 발생하며, 3~5세 유아에게 흔히 일어난다. 여아보다는 남아의 발병 빈도가 높다.
 
후두는 목소리를 내는 성대를 포함한 숨길의 일부로, 목 앞쪽에 있다. 흔히 울림통이라고 한다. 말하고 숨 쉬는 데 없어선 안 될 기관이다. 후두는 코와 입으로 들어온 공기를 가습하고 이물질을 걸러내는 여과기 역할을 한다.
 
후두가 염증으로 좁아지면 컹컹거리는 듯한 기침소리나 항아리기침으로 표현되는 울리는 기침소리가 난다. 후두 주변 성대에 염증이 생기면 쉰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심한 경우 코를 벌렁거리거나, 숨 쉴 때 가슴이 들어가는 등 호흡곤란 증세를 나타낸다. 후두염에 걸려도 발열은 심하지 않다. 증상은 주로 밤에 심해진다.
 
후두염의 주요 원인은 바이러스다. 특히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발병 요인의 75%를 차지한다. 아데노 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홍역 바이러스 등 때문에 생길 수도 있다. 후두염은 4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적다. 욕실 온수에서 영아가 숨을 쉬도록 해 주고, 분무기로 차가운 수증기를 노출시켜 주면 호흡 곤란이 완화되기도 한다.
 
이진희 과장은 "대부분의 후두염은 합병증 없이 좋아진다. 그러나 바이러스성 후두염 환자 중에서 15% 정도에게는 합병증이 생긴다. 중이염, 세기관지염, 세균기관염, 폐렴 등이다. 다른 호흡기로 감염이 전파될 수 있으므로 후두가 붓고 기침과 발열이 이어지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기관지염
세기관지염은 영·유아와 소아들이 입원하는 주요 원인이다. 주로 2세 이하 연령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나이가 많은 소아들이나 어른들에 비해 기관지가 좁아서 쉽게 막히기 때문이다.

코에서 시작하는 기관지는 상부기관지를 거쳐 점점 작은 기관지로 나뭇가지처럼 뻗어 폐포에 이른다. 폐포 바로 위의 가장 작은 기관지를 세기관지라고 부른다. 세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면 점막이 붓고 분비물이 늘어난다. 세기관지가 막히기 시작하면 폐포의 산소 공급에 문제가 발생한다.
 
세기관지염은 주로 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생긴다. 특히 RSV가 가장 주된 원인이다. 발병 원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SV는 잠복기가 짧고 전염성이 매우 강해 영·유아 집단발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다수 소아는 1~2주 안에 회복한다. 그러나, 특정 질환을 가진 소아들은 심한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면역 기능이 약한 6개월 이하 영아도 빠르게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증상, 경과를 주의해서 관찰해야 한다.
 
처음 2~3일 동안에는 감기처럼 코막힘, 콧물 증상과 가벼운 기침이 나타나다 기침이 심해지고 숨을 내쉴 때 쌕쌕거리는 천명 현상이 나타나면 세기관지염을 의심할 수 있다. 대개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지나면 회복되지만, 2~3주까지 증상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인공호흡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진희 과장은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집에서 증상이 완화된다. 호흡 횟수가 증가하고, 숨을 쉴 때 흉벽이 심하게 들어가거나 입 주위와 손끝이 파랗게 변하면 즉시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흡연은 호흡기 점막의 면역을 떨어뜨리므로 영·유아가 있는 집에서는 금연이 필수다. 영·유아를 돌보는 어른은 평소 손을 깨끗이 씻고, 미리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볼거리
예방 접종이 보편화되면서 볼거리는 급감했다. 늦겨울이나 봄에 유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1~2주 잠복기를 거쳐 미열, 오한, 두통이 생긴 뒤 입 안 침샘 중 가장 큰 역삼각형 모양의 귀밑샘이 갑작스레 붓고 통증이 나타난다. 점차 붓기가 커지면서 이틀 안에 목 부위까지 부어 귀 앞쪽까지 확대된다. 볼거리 바이러스가 감염의 주원인이다. 거대세포 바이러스, 파라·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황색 포도상균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볼거리는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호전된다. 그래서 원인을 제거하기보다 발열, 진통을 완화하는 대증요법이 주로 행해진다. 전염을 우려해 격리 입원하는 경우가 많다. 충분한 휴식과 안정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좋다.
 
이진희 과장은 "볼거리가 악화되면 귀밑샘에 고름이 차거나, 안경신경이 마비될 수 있다. 드물게는 신장염, 뇌척수막, 신경염, 난청 등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영·유아는 예방 접종 일정에 따라 2회 접종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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