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전철 요금 인상을 놓고 부산시-김해시가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대저역을 향해 달리는 경전철.

“지하철·버스도 인상” 약속한 뒤
 보도자료 배포 등 일방적 행보만


김해시가 부산김해경전철, 부산도시철도 요금 인상을 둘러싼 부산시의 '이중 플레이' 때문에 김해시민들은 물론 부산시민들로부터도 비판을 받는 '억울한 처지'에 몰렸다.
 
시는 지난해 7월 부산김해경전철의 기본요금을 200원 올리기로 부산시와 합의했다. 부산시가 먼저 요금 인상안을 제안했고, 시가 이를 받아들였다. 당시 부산시는 경전철 요금뿐만 아니라 부산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요금도 200원 올리겠다고 했다. 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사실 경전철 요금은 원가 이하여서 인상 요인이 있다. 그러나 경전철 요금만 올리는 것은 김해시민 정서에 안 맞다고 생각했다. 부산시가 도시철도, 시내버스 요금도 올리겠다고 해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이후 시내버스, 도시철도 요금은 올리지 않고 경전철 요금만 인상하기로 입장을 바꿔 독자적으로 경전철 요금 인상 계획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또 지난해 연말에는 김해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2월 1일부터 경전철 요금을 100원 올린다'고 추가 발표하기도 했다.
 
경전철 요금 인상 사실이 확정된 뒤에 김해시민들에게 널리 알릴 생각이었던 시는 궁지에 몰렸다. 김해시민들과 시민단체, 김해시의회로부터 "부산시에 농락당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해시의회 김형수(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산도시철도 요금은 안 올리면서 경전철만 올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요금이 오르면 경전철 승객이 시내버스로 분산돼 더 줄어든다. 승객이 감소하면 김해의 MRG(최소운영수익보장)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부산~김해를 오가는 시내버스는 대부분 부산 회사다. 김해에 도움이 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최근 부산에서는 '김해의 몽니 때문에 부산도시철도(지하철) 요금이 오르게 됐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한 언론은 '김해가 경전철 요금 인상 전제조건으로 부산도시철도 요금 인상을 요구했다. 부산시는 경전철 요금을 올리기 위해 도시철도 요금을 인상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에 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경전철 요금 인상을 부산도시철도 요금 인상과 연계시켰다는 오해를 받자 시는 다소 난감한 표정이다. 특히 허성곤 시장이 지난해 취임 이후 서병수 부산시장을 만나고, 두 도시 간부들이 두 차례에 걸쳐 '상생협력회의'까지 연 처지여서 상황은 더욱 애매하다.
 
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부산시에 전화를 하거나 공문을 보내 부산도시철도 요금을 올리라고 한 적이 없다. 다만 기본적으로 부산도시철도 요금과 경전철 요금 인상은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는 생각일 뿐이다. 상당히 난처하다. 일이 매끄럽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토로했다.
 
부산시 해당부서 관계자는 "도시철도 요금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릴 계획이었다. 이 와중에 경전철(요금 인상)이 따라 붙었다"며 부산도시철도 요금 인상과 김해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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