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영근 독자·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동부지부 팀장.

대학교에서 배운 전공 지식을 마음껏 발휘하면 중소기업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한없이 기뻐하던 입사 시절이 엊그제 같다. 그런데 지난해 말로 직장생활을 한 지 딱 20년이 지났다. 그 동안 중소기업들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중소기업이 환하게 웃던 시절에는 따라 웃을 일이 많았고, 중소기업이 아파서 울던 시절에는 덩달아 마음이 울적했다.
 
모든 중소기업은 새롭게 태어난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자신에게 걸맞은 역할을 두 손에 꼭 쥐고 세상으로 나온다. 성년이 된 모든 기업에게는 첫 발을 내딛던 탄생의 순간이 있었고, '엄마 젖'을 힘껏 빨아먹고 쑥쑥 자라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창업 기업들은 태어나서 자신감에 가득 찬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이윽고 부모의 손을 힘껏 잡고 위대한 걸음마를 시작한다. 부모들도 그 순간의 기쁨을 평생 잊지 못한다.
 
어린 시절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자란 아이들은 그렇지 못한 아이들에 비해 더 잘 자란다. 자신이 받은 사랑을 다른 친구들에게도 나눠주고, 남을 더 사랑하며 아껴주는 어른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 성숙한 어른이 될 수 있도록 애정을 가지고 중소기업을 돌보아야 하는 이유다.
 
최근 중소기업들은 모든 면에서 어렵고 힘겹다. 기업은 반드시 생존하고 성장해야만 고용을 유지하고, 소득을 분배해 소비를 일으키고, 다른 기업에게 혈액을 공급할 수 있다. 그래야 대한민국의 경제 생태계는 선순환으로 작동한다.
 
긴 겨울이 지나가고 산뜻한 봄 내음이 제법 느껴지기 시작한다. 따스한 봄의 싱그러운 풍경 속에서 중소기업이라는 꽃도 활짝 필 수 있도록 오늘도 스스로에게 주어진 역할을 성실하게 감당할 것을 다짐하며 출근한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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