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홍철(더불어민주당·김해갑) 국회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자유한국당) 경남도지사를 질타하는 장문의 글을 '페이스북'에 연거푸 올려 화제를 낳고 있다. 글 전문을 소개한다.
 
 

민홍철 의원, 개인 SNS에 글 게재
“자살검토 발언 해선 안될 말” 질타



■ 첫 번째 글

▲ 민홍철 의원.

경남의 재선 야당 국회의원으로서 그동안 경남 발전을 위해 지사님과 협조하여 왔고, 개인적으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공적인 정치의 공간에서 이제부터는 고언을 드리지 않을 수 없게 되었네요. 새로운 대한민국과 경남도민, 모든 국민들을 위해서 사사로운 감정은 내려놓고 쓴소리를 드리고자 합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재상 관중은 '화식열전'에서 정치를 다섯 단계로 구분하였습니다. 1. 최고의 경지는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 2. 다음은 이익으로 백성을 이끄는 것 , 3. 세 번째는 가르쳐 드리는 것, 4. 네 번째는 일사불란하게 바로 잡으려 하는 것, 5. 가장 못난 정치는 백성과 더불어 싸우는 것이라고 했지요.
 

홍 지사님은 청나라 옹정제의 '대란대치'(큰 난리는 큰 정치로 다스린다는 뜻)라는 치세의 영감을 갖고 이번 대선의 후보로 나섰다고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이즈 마케팅 전략인지 모르지만 너무 막말을 남발하여 국민들의 정서를 오염시키고 있지는 않으신지 국민들 지적이 많습니다. 대란대치가 아니라 '막말'로 국민들과 싸우면서 혼란을 더 혼란하게 하고 있으니 춘추전국시대의 관중이 설파한 최하수의 정치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홍준표 도지사.

홍 지사께서는 이번 대통령선거를 '날치기 대선'이라고 하셨는데, 모래시계 검사 출신의 법조인으로서 자격을 의심스럽게 하고 대단히 실망스럽습니다. 헌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탄핵으로 인한 대통령 궐위를 이유로 헌법에서 정한 선거를 날치기라니요. 그럼 홍 지사께서도 날치기에 왜 편승하고 계신가요. 남을 비판하는 손가락을 잠시만 잘못 가리키면 자기쪽으로 굽어진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뇌물을 받았다고 한다면 '자살을 검토하시겠다'고 했는데, 이 말씀은 법조인답지도 사려깊지도 못한 말씀인 것 같습니다. 당시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갖고 막바로 유죄사실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잖습니까? 기소도 안 되어 종결되었고, 지사님께서도 사자명예훼손죄를 알고 계실테지요. 그리고 자라나는 청소년들, 희망없이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 몸이 아픈 사람들도 오로지 삶이 소중해서 살아가고 있는데,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정치 지도자가 자살을 검토한다니 이 사회를 어떻게 이끌고 가겠다는 것인지 염려스럽고, 해서는 안되는 막말이라고 국민들은 지적합니다.
 
홍 지사께서는 어떤 변명을 하시든지 관계없이 현재 대한민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신분이시잖습니까? 고 성완종 회장으로부터 불법자금(정치자금인지, 뇌물인지 모르겠지만)을 받은 혐의로 검찰이 수사한 후 범죄증거를 갖고 대한민국 검찰의 이름으로 기소하였고,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피고인이 항소하여 2심에서 증거부족으로 무죄가 선고된 상황이지요. 현재 진행형 재판입니다. 대법원의 최종심이 남아 있고,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가 확정되지 않으면 그 때까지는 피고인입니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의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헌법원칙입니다.
 
홍 지사님 말씀대로 대통령에 당선되면 소추절차가 정지되어 퇴임 후 대법원 재판을 받는다는 것은 법 절차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라는 지위는 없어지지 않지요. 새로운 대한민국의 국민이 또다시 '피고인 대통령'을 뽑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법은 양심을 이길 수 없는데, 유·무죄는 법관보다는 자기 자신의 양심이 소리없이 판결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 두 번째 글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여전히 오는 말씀이 곱지 않으니 또 쓴 말씀을 않드릴 수가 없습니다.
 
좌파들 눈치보지 않고 우파들만 믿고 국정과제를 강력하게 추진 할 사람은 홍 후보님 자신 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불통 대통령의 역사를 또 한 번 남기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됩니다. 국민들은 좌파, 우파가 없는데 홍 후보님은 국민들을 좌우로 나누고 우파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합니다. 비선실세만의 대통령이 되고 국민들과는 소통하지 않아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무엇이 다른가요?
 
경남에서도 도민들과 소통하지 않고 서민들의 의료기관 진주의료원을 폐쇄해 버리고, 학교의무급식을 거부해 아이들의 밥그릇을 빼앗고 학부모들을 분노하게 하시더니, 설마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어서 또 그러겠다는 것은 아니겠지요? 서민들은 운전을 해도 교통사고를 안 내려고 좌우를 잘 살펴서 갑니다. 하물며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대통령이 왼쪽길에 있는 국민들을 깡그리 무시하고 간다면 나라가 어디로 갈것인가 미래가 끔찍하다는 것쯤은 알고 계시잖습니까?
 
대통령선거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지도자를 뽑는 국민주권행사의 신성한 장입니다. 격투기 경기가 아니지요. 그런데 '문재인 후보를 10분 만에 제압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니 참으로 국민을 무시해도 너무 한 것이라고 봅니다. 대선이 무슨 조폭의 영역싸움도 아니잖습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수감을 '분풀이'라고 말씀하시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판이나 수사에서 진 것이 아니라 정치투쟁에서 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또한 모래시계 검사 출신답지 않은 말씀이라고 할 것입니다. 자랑스런 대한민국이 검찰이 분풀이로 대통령을 수사하여 구속하고 법원이 재판하는 그런 미개의 나라인가요? 헌법재판소와 법원, 검찰이 정치투쟁으로 사건을 재판하고 수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계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은 오히려 홍 후보님께서 국정농단 범죄사건을 놓고 정치적으로 투쟁하시는 것 같습니다.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되셨으니 이제 문재인 후보 때리기를 그만 두시고 경남도정 캐치프레이즈처럼 당당하게 선의의 경쟁을 하셨으면 합니다. 참여정부 때 비서실장이었다는 점과 관련, '아무런 정치적, 도의적 책임감도 없이 법적 책임이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이 지금 나와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라고 문재인 때리기를 하셨습니다. 홍 후보님 본인에게 잘못하신 말씀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참여정부의 무엇을 두고 하신 말씀인지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홍 후보님께서 고 성완종 회장 리스트의 불법자금 수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은 국민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대선 후보가 되셨으니 경남지사직은 내려 놓으셔야 합니다. 지방차치법의 규정과 공직선거법의 법적 미비점 및 해석의 차이를 들어 도지사 보궐선거를 실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하셨는데 그것은 꼼수에 불과합니다. 그것이 새로 준비하는 사람들의 공무담임권은 물론 경남도민들의 참정권을 보장하는, 대통령 후보로서 홍 후보님의 첫 책임이고 경남도지사로서의 마지막 책무라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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