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수정 독자·한림면.

"가락문화제 하겠네."
 
해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필 때쯤이면 꼭 이런 생각이 든다. 1994년 1월 일곱 살 때 부모 손을 잡고 김해로 이사왔다. 이후 23년을 김해에서 산 내게는 가야문화축제보다는 가락문화제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 아마 고등학교 시절 가요제에 나간 경험이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꿈 많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축제여서 해마다 꼭 가 봐야 하는 행사다.
 
가야문화축제 개막일에 불꽃놀이가 진행된다는 말을 듣고 '첫 날이어서 사람이 별로 없겠지' 라고 생각하며 현장에 갔다. 근데 웬 걸! 인파로 걸어다니기 힘들 정도였다. 도착한 시간은 오후 9시였다. 불꽃놀이가 진행되기 한 시간 전이었다. 아버지는 KBS방송국에서 촬영하러 올 정도로 축제가 커졌다고 했지만,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 '축제'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가야문화축제에는 아쉬움이 많기 때문이다.
 
지역 부스와 가판대를 제외하고는 볼거리가 부족해 가야를 알리는 축제이기보다 '먹거리 장터'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메뉴라는 것도 어느 포차에서나 먹을 수 있는 소고기국밥 등이었다. 지역 부녀회·청년회가 직접 운영해 수익금을 지역 발전에 사용하는 것은 좋지만, 이런 운영 방식만 고집하는 게 옳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전주에는 '길거리아', 진해에는 '벚꽃빵', 제주에는 '감귤초콜렛'처럼 해당 지역에서만 판매하는 음식이 있다. 그러나 '김해' 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없다. 진영단감이 유명하지만, 단감으로 2차 가공한 음식은 없다.
 
가야문화축제는 다른 지역 사람들이 오고 싶은 축제가 아니라 '우리들만의 축제'라는 느낌이 강하다. 먹거리도 부족하고, 콘텐츠에서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지역에서 살아 온 청년으로서 늘 김해의 발전을 응원하고 있다. 해마다 4월이면 다른 지역 사람들이 '가야문화축제는 꼭 가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특색 있는 축제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김해뉴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