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안동공단 물류센터 매각
 부원동 건물 매입해 본점 등록
“수도권 중과세 부담 회피” 지적
 업체 “향후 R&D센터 확대 계획”



 

▲ 지난해 물류센터 매각 후 본점 주소지로 등록된 부원동 LS네트웍스 빌딩.

'세금을 덜 내기 위한 꼼수인지, 앞으로 사업을 새로 확충하기 위한 준비인지….'
 
과거 태광실업과 함께 안동공단 전성시대를 이끌던 LS네트웍스(옛 국제상사)가 지난해 물류센터를 매각한 후 사실상 지역에서 경영활동을 접었지만, 본점 주소지를 김해로 유지하고 있어 그 이유를 둘러싸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LS네트웍스는 1991년 부산 사상에서 안동공단으로 이전한 뒤 1990년~2000년대 초반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2007년 LS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뒤에는 신발 생산을 외주화하고 해외로 이전하면서 2008년 안동공장의 신발 생산라인을 모두 폐쇄했다. 당시 직원 90여 명을 감원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안동공장을 물류센터로 전환해 지난해 6월까지 운영했다.
 
LS네트웍스는 지역에 주소지를 둔 코스피 상장기업이다. 김해의 코스피 상장기업은 ㈜넥센, ㈜LS네트웍스, 대창단조㈜ 등 3곳에 불과하다. LS네트웍스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3357억 원이었다. 스케쳐스 브랜드 등을 매각하고 프로스펙스에 집중하면서 매출액이 많이 줄었지만, 지역에 주소지를 둔 기업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규모다.
 
김해시 세무과에 따르면 LS네트웍스는 지난해 지방소득세로 4억 원 정도를 냈다. 시가 지난해 법인을 대상으로 거둔 전체 지방소득세는 390억 원 정도다.
 
LS네트웍스는 지난해 물류센터 부지를 매각했다. 해당 지역이 시에서 추진하는 투자선도지구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LS네트웍스는 이후 부원동의 4층 건물을 사 들여 본점 주소지로 등록했다. 이사회 승인만 있으면 지역 내에서 주소지를 이전할 수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
 
LS네트웍스는 본점 주소지 건물의 1, 3층 일부를 상품전시장과 R&D(연구·개발)센터로 사용하면서 소수 인원만 상주시키고 있다. 나머지 공간은 임대했다. 지난해 매각 당시 LS네트웍스 관계자는 "임직원 400명 가운데 회계팀 일부와 R&D센터 운영에 필요한 10명 정도가 본점 주소지에 상주한다. (향후 다른 부서가)김해로 내려갈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10년 이내에 이전할 계획이 없다. 다만 R&D센터 인원을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 R&D센터 인원은 충원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물류센터를 관리하던 직원 20여 명이 퇴사한 이후 부원동 본점에는 하청업체와 상품전시장을 관리하는 직원 6~7명 정도만 상주하고 있다.
 
이처럼 LS네트웍스가 물류센터를 매각한 뒤 소규모 건물을 매입해 주소지를 옮긴 것을 놓고 "수도권에 주소지를 뒀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세법상 각종 중과세 부담을 덜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세무회계사는 "LS네트웍스는 본점 주소지를 지방에 두면서 실질적인 사업은 수도권에서 진행하는 사례다. 지방에 본점을 두면 회사 설립이나 증자 때 등록세 등의 세금 부담이 적다. 수도권에서 사업을 할 경우 세목에 따라 중과세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세무과 관계자는 "비수도권 기업이 서울로 전입할 경우 증자나 부동산 취득 때 3배 중과세하는 조항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해에 본점을 유지하는 게 세금 부담을 덜기 위한 측면이 있다는 것은 LS네트웍스도 인정한다. LS네트웍스 관계자는 "서울로 본점을 옮기면 중과세 되는 부분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그러면서 "꼭 그런 이유만으로 주소지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원래 지역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과거 국제상사였던 시절 2만 명까지 고용했다. 최근 사업이 어려워져 김해 사업 부지를 매각하고, 실적 개선을 위해 영업 부분에 집중하면서 지역의 기반이 축소된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정부사업 유치 등을 통해 지역의 R&D센터를 확대하고, 인력고용을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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