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보라APT 작은도서관 초청강연
나태주 시인 ‘설레는 독자 만남’

지난 15일 오후 2시 전하동 U보라아파트 작은도서관에서 '풀꽃 시인 나태주와 독자의 설레는 만남'이라는 주제로 나태주 시인의 강연회가 열렸다.

강연 시작시간 이전부터 도서관에는 주민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거나 나 시인에게서 책에 사인을 받기도 했다. 강연이 시작될 때에는 초등학생·중학생에서부터 주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민들이 작은도서관 자리를 가득 메웠다. 바닥에 편히 앉아 시인의 강연을 듣는 모습은 마치 사랑방 같은 분위기였다.

나 시인은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로 말문을 연 뒤 농담을 섞어가며 편안하게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날마다 귀찮을 정도로 카톡을 보내던 사람이 있었다. 그때는 소중한 줄 모르다가 어느 날 카톡이 오지 않자 섭섭했다"는 이야기를 꺼내며 흔한 것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시인은 자신의 삶의 여정을 들려주는 형식으로 강연을 이끌어갔다. 시인이 어떻게 소재를 구하고 시가 어떻게 탄생하는지를 설명했다. 그가 쓴 '풀꽃', '선물', '사는 일', '촉', '기죽지 말고 살아라', '틀렸다', '종이컵' 등 많은 시들은 일상에서 얻은 소재로 지었다. 여기에 시인의 천진하고 참신한 착상이 더해져 한 편의 시가 만들어졌다.

나 시인은 "시를 쓰는 작가로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객석의 질문에 "시인은 모국어를 사랑해야 한다. 시인은 다른 사람처럼 살면 안 된다. 시인의 이름을 들으면 자신만의 냄새가 나야 한다. 유명한 시인이 아니고 유용한 시인이 되고 싶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 U보라 아파트 주민들이 나태주 시인 강연회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자녀와 함께 강연을 들으러 온 안현령(삼계동) 씨는 "73세의 고령에도 부르는 곳은 어디나 찾아간다는 시인의 열정이 대단하다. 강연 내용 중 '이만큼이면 과분하다는 생각으로 살아간다'는 시인의 말을 듣고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 것인지 생각하게 됐다. 주권재민, 시권재민이라는 시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고 말했다.

어머니, 동생과 함께 왔다는 김서연(분성중) 학생은 "책에서만 보던 시인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게 돼 감명 깊었다. '시인이 죽으면 시인의 책도 죽는다. 그래서 살아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시를 공부하고 있다는 성혜경(삼방동) 씨는 "시를 공부한 지 얼마 안 된다. 유명한 시인들의 강연을 듣는 것은 시를 쓰는 데 커다란 자산이다. 나 시인은 시를 편하게 쓰는 것 같다. 또한 지극히 인간적이고, 내면과 행동이 일치하는 시인인 것 같다. 이런 기회를 준 도서관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연화 작은도서관 관장은 "김해시의 '작은도서관 책 낭송회 지원 사업' 덕분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작은도서관에 유명한 시인이 와서 주민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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