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김안나 디자이너 kan@


 12일 재보궐선거 두 자리 석권
 영남권 유일하게 야당 집권세력
“일당 독식 위험성, 책임감 커져”



더불어민주당이 '노무현의 고향' 김해 정치판을 완전히 장악했다. 시장과 국회의원 2석, 김해시의회 의장 자리를 차지한 데 이번에는 김해시의회 다수당이 됐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기존 여권 성향이 주도하는 영남권에서 야당이 집권세력이 된 곳은 김해가 유일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2일 실시된 4·12 전국동시 재보궐선거 김해시의원 가·바선거구에서 모두 승리했다. 가 선거구(생림면·상동면·북부동)에서는 하성자 후보가 4573표(50.87%)를 얻어 2297표(25.55%)에 그친 신영욱(무소속) 후보와 2118표(23.56%)에 머문 박좌현(자유한국당) 후보를 여유있게 앞질렀다. 바 선거구(회현동·칠산서부동·장유3동)에서는 이광희 후보가 3352표(39.09%)를 기록해 2497표(29.12%), 1511표(17.62%), 1213표(14.14%)에 그친 배주임(정의당), 하창희(자유한국당), 김태훈(무소속) 후보를 눌렀다.

더불어민주당이 두 자리를 독식함에 따라 김해시의회의 정당별 의석 수는 더불어민주당 10석, 자유한국당 6석, 바른정당 3석, 무소속 2석, 국민의당 1석으로 바뀌었다. 무소속, 국민의당 시의원 일부는 더불어민주당 성향이어서 실질적으로는 '범 더불어민주당 세력'이 과반수인 12석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김해시의회 의원 총인원은 22명이다.

2014년 6·4지방선거 때에는 새누리당(현재 자유한국당)이 13명으로 더불어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8명을 압도했다. 이후 지난해 김해시의회 의장 선거를 둘러싸고 새누리당이 분열을 빚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분당 사태까지 벌어지는 바람에 4·12재보권선거 직전에는 더불어민주당 8명, 자유한국당 6명, 바른정당 3명, 국민의당 1명, 무소속 2명이었다.

김해의 경우 국회의원 두 명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민홍철(김해갑), 김경수(김해을) 의원이다. 허성곤 시장과 배병돌 시의회 의장도 더불어민주당이다. 선출직인 국회의원과 시장, 시의회 의장 등 4명 모두가 민주당 소속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까지 유일하게 자유한국당 등 기존 여권 주도로 남아 있던 시의회 다수당 자리마저도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한 것이다. 야당이 김해시의회 다수당 자리를 차지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김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02년 이후 야당의 힘이 커지기 시작했다. 노 전 대통령 당선 이후 두 곳의 국회의원 지역구 중 한 곳은 늘 야당 의원이 차지했다. 2010년에는 시장 자리도 야당이 차지했다. 두 명이 출마한 여당의 분열을 틈타 김맹곤 전 시장이 2010년 당선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영향 이외에 신도시 조성에 따른 젊은층 유입도 김해를 야당 도시로 만드는 데 한몫했다. 김해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신도시 조성에 본격 나섰다. 내외신도시를 시작으로 장유, 북부, 율하, 진영 등 5곳에 대규모 신도시를 조성했다. 여기에 부산과 창원 등지에서 젊은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야권 성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독식'에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역정치 발전이나 도시의 건강성 측면에서 본다면 '일당 독식'은 그만큼 위험성도 크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시의원은 "책임감이 몇 배 더 커졌다. 앞으로 지역 발전이나 시정운영 과정 등의 결과물에 따라 다음 지방선거가 어떻게 될지를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정태백 기자 jtb@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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