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때 옛 새누리당에서 분당한 바른정당은 기대만큼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김해에서는 지난 4·12 보궐선거에서 지역후보를 내지도 않았다. '정중동'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바른정당 홍태용 김해갑 당협위원장을 만나 앞으로 정치행보와 바른정당의 미래를 들었다.


 

▲ 바른정당의 홍태용 김해갑 당협위원장이 당의 앞날과 향후 자신의 정치 행보를 설명하고 있다.


“지역 내 보수지지층 여전히 건재
 경쟁력 후보 나서면 분위기 회복
 지역 경제·교육문제 해결해야”



 

-정치를 그만 둘지 고심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요즘 대외활동이 뜸해 그렇게 보이는 측면이 있다. 잘못된 이야기다. 시·도의원과 당원을 이끌고 탈당해 바른정당의 지역조직을 책임지는 상황에서 책임을 느끼고 있다.
 
바른정당 소속 시·도의원과 1000여 명의 지역당원들이 있지만 당 지지도가 답보상태여서 답답한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국민이 정치의 변화를 원했고, 변하지 않는 정당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결단했다. 이미 어려움을 감수하고 탈당했다.
 
국민의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 죽기 살기로 할 수밖에 없다. 현재 세력이 부족하고 더디 가더라도 정치 변화와 개혁의 가치를 지켜 나가겠다. 변하지 않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계속 보인다면 국민들도 인정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때에는 지역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후보를 선정하고 발굴하도록 노력하겠다.

-4·12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두 석 모두를 가져갔다. 바른정당은 후보를 내지도 않았다.
△분당 이후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바람에 바른정당 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투표율이 예상했던 20%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저조했다. 투표율이 낮아서 지지자를 얼마나 많이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냐가 관건이었지만 (자유한국당이) 그렇게 만들지 못했다. 젊은 유권자가 많은 북부동, 장유 등에서 보수정당에게 불리한 구도였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서 다음 선거에서는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앞으로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이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지역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낮다. 두 당이 한 후보를 내야 (내년 지방선거 등에서 더불어민주당과) 해 볼 수 있는 조건이 되지 않겠나.

-내년 지방선거에서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보나.
△지방선거의 특징은 (선거구가 제한적이어서)당도 중요하지만 후보 개인의 지역기반이 얼마나 잘 다져져 있는가가 중요하다. 탄핵정국을 거치며 국민들이 보수정당에 실망을 많이 했지만, 보수지지층이 여전히 건재하기 때문에 지역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면 과거 분위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대선이 20여 일 남았다. 새로운 정부와 지자체가 신경 써야 할 지역현안은 무엇인가.
△경남권 대선정책토론회도 진행하고, 유승민 후보와 공약 관련 의견도 나눴다. 무엇보다 경제문제가 중심이 돼야 한다. 7000여 개 중소기업이 있지만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말 지역에서 사업을 하던 후배들이 연이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직원 월급을 못 줄 형편이 되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청년회에서 봉사를 많이 했던 친구들인데 안타까웠다. 조선·자동차 등의 2~3차 협력업체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대기업이 일감을 줄이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인구 53만 명에 걸맞은 튼튼한 일자리가 늘어야 한다. 바이오·의료 국가산단 지정 등 전향적인 산업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교육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김해는 젊은 도시지만 교육 여건이 형편없다. 경남에서도 학업 성취도가 하위권이다. 중학교 진학 때부터 상위 5%가 객지로 빠져 나간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많이 들어섰지만 교육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단순한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지역에서 병원을 하는 후배 의사들을 보면 자녀의 중학교 진학을 위해 부산 해운대나 남구 등으로 이사하려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김해시 예산에서 교육부분 투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지난해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현재 지역 정치상황에서 다음 총선이 쉽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지난해 총선 패배는 중앙당 공천 여파와 당 시장 후보들의 불협화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총선 3주 전까지 박빙의 승부였지만, 이런 요소들이 작용하면서 결과가 비틀어졌다. 기회가 주어지면 준비를 하겠지만, 현재 분위기로 봐서는 상당히 불리한 건 사실이다. 대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민심이 움직이면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대선이 목전이지만 걱정이 앞선다. 누가 되더라도 새 대통령은 힘들 수밖에 없다. 북한 핵위기가 상존하고, 경제도 어렵다. 한 정당이 모든 현안을 풀어가기는 쉽지 않다. 불안을 해소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동력을 어떻게 끌어낼지가 과제다. 새로운 대통령에게 희망과 기대가 크지만 이 부분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민심은 돌고 돈다. 새로운 대통령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가냐에 따라 이후 지역 정치지형도 달라진다고 본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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