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 뇌졸중 환자는 53만 8000명이었다. 2011년 52만 1000명에 비해 3.2% 늘어났다. 뇌졸중 건강보험 진료현황을 연령대별로 비교해 보았을 때 60대 이상 고연령층이 전체 진료인원의 77.8%를 차지했다. 뇌졸중 환자 5명 중 약 4명은 60세 이상 고연령층인 셈이었다. 김해복음병원 신경외과 정세헌 과장은 "뇌졸중 가능성을 높이는 고혈압, 당뇨병, 이상 지질혈증, 심장질환 등은 노년층에서 발병률이 높다. 혈관은 나이가 들수록 탄력이 떨어지고 형태 변형 등 퇴행성 변화를 겪는다. 이는 뇌졸중 위험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전체 진료인원 중 78% 60세 이상
나이 들면 혈관 변화해 위험 커져

일시적 시각 상실, 편마비 등 증상
재활치료 서둘러야 회복 큰 도움

흡연·과음·비만이 발병 가능성↑
저지방 음식 싱겁게 먹는 게 도움




■뇌경색과 뇌출혈
뇌졸중은 뇌 기능에 부분적, 전체적으로 급속한 장애가 발생해 상당 기간 지속되는 질환이다. 한의학에서는 뇌졸중을 '중풍(中風)' 또는 '풍(風)'이라고 부른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중풍에는 서양의학에서 뇌졸중으로 분류하지 않는 질환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뇌졸중과 중풍은 서로 구분해야 한다는 게 양의학의 견해다.
 
뇌졸중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면서 출혈이 발생하는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이다.
 
뇌혈류가 줄거나 중단되면 결국 조직이 죽는 뇌경색 상태가 된다. 이런 뇌조직 괴사가 흔히 뇌경색이라 부르는 허혈성 뇌졸중이다. 허혈성 뇌졸중은 전체 뇌졸중의 80% 가까이를 차지한다. 원인은 대개 혈전이다. 응고된 혈액 덩어리인 혈전이 뇌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아서 발생한다.
 
2015년 국민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뇌졸중 전체 진료인원 53만 8000명 중 뇌경색 진료 인원은 44만 1000명이었다. 반면 뇌출혈 진료인원은 8만 6000명이었다. 뇌경색 진료인원이 뇌출혈보다 5.1배 많았던 셈이다.
 
정세헌 과장은 "혈액응고는 상처가 났을 때 지혈작용이나 혈관의 회복을 돕는 긍정적인 기능을 한다. 그러나 혈관 안에서 혈액 흐름을 막는다면 끔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응고된 혈액 덩어리들은 두 가지 경로를 통해 뇌경색과 뇌허혈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색전증은 심장에서 만들어진 혈전이 혈관을 따라 이동해 뇌동맥을 막는 경우다. 다른 경로인 뇌혈전증은 뇌혈관 벽에서 자라나는 혈전 때문에 혈관이 점점 좁아지다가 막혀 뇌손상이 일어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반면 뇌출혈로 불리는 출혈성 뇌졸중은 뇌혈관이 터져 출혈을 일으키는 바람에 발생한다. 출혈을 일으키면 해당 부위의 혈액공급이 차단돼 뇌신경이 손상된다. 또 혈액이 뇌 속에 고이면서 뇌조직을 압박한다. 손상된 뇌혈관이 수축을 일으켜 추가적인 뇌손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뇌출혈은 발생 부위에 따라 '뇌실질 내 출혈'과 '지주막하 출혈'로 구분된다. 뇌실질 내 출혈은 이른바 뇌 속(실질)에서 혈관이 파열되는 경우다. 고혈압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혈압이 높은 고령자가 과로하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지주막하 출혈은 뇌를 싸고 있는 지주막 아래에 위치한 혈관이 출혈을 일으키는 경우다. 동맥류 출혈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뇌졸중 증상과 치료
뇌졸중은 손상된 뇌의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한쪽 눈 시각의 일시적 상실, 편마비, 구음장애, 어지러움 등이다. 언어 장애, 기억력 및 인지기능 장애, 두통, 복시, 삼킴 장애, 감각 이상 등이 올 수도 있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얼마나 응급조치를 잘 하는가가 이후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정세헌 과장은 "뇌졸중 증상이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급성 뇌졸중을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인력을 갖춘 병원을 찾아가 혈전용해술, 혈관확장술, 혈전제거술 등의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급성기 치료 후에는 뇌졸중 원인에 따라 재발 방지를 위한 치료방법을 선택한다. 후유증 재활치료도 가능한 서둘러 시행하는 게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증상이 발생하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 달려가야 한다.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없거나 저리고 감각이 없다', '갑자기 말을 못하거나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다', '걸으려면 술 취한 사람처럼 휘청거린다', '갑자기 한쪽이 흐리게 보이거나 한쪽 눈이 잘 안 보인다.'
 
■뇌졸중 예방 생활습관
뇌졸중은 '생활병'이라고 할 만큼 평소 위험요인 관리가 중요한 질병이다. 먼저 고혈압, 당뇨병, 부정맥 등의 심혈관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점검하는 게 필요하다. 이와 함께 고지혈증, 흡연, 과음, 비만, 운동부족 등이 뇌졸중의 발병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위험요인을 제거하고 운동을 하는 게 필수적이다.
 
정세헌 과장은 "어르신들의 경우 갑작스럽게 뇌졸중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규칙적인 혈압 측정과 혈압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당뇨도 관리하고 술도 끊어야 한다. 동물성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적은 음식을 싱겁게 먹는 식습관을 유지하는 게 좋다. 적어도 일주일에 4~5일은 하루 30분 이상 운동을 해야 한다. 흡연은 동맥경화증을 유발해 뇌졸중 발병 위험을 2~3배 증가시키는 만큼 고혈압 등이 있으면 꼭 금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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