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중심 현대사 서술
피흘려 얻은 참정권 중요성 강조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내달 9일 실시된다. 우리나라는 선거 연령이 19세여서 이 연령 이하 청소년들은 이번 대선에 투표할 수 없다. 세계적으로 다른 나라들의 선거 참여 가능 연령을 살펴보면 5개국이 16세, 4개국이 17세, 144개국이 18세다. 19세는 우리나라뿐이다.

지금 19세 이상 투표권 획득도 수많은 사람들이 수백 년을 피 흘리며 싸운 덕분이다. <10대와 통하는 선거로 읽는 한국 현대사>는 대통령 선거를 중심으로 한국의 현대사와 민주주의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했는지를 이야기한다.

우리나라는 해방 후인 1948년 역사상 최초의 보통선거를 실시했다. 그때 25세 이하와 여성은 투표하지 못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이후 장기집권을 노리며 경쟁자들을 친일·친공으로 몰아붙였고, 그 덕분에 4차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승만 정부 아래 쌓여 있던 국민들의 불만은 1960년 3·15 부정선거를 계기로 폭발했다. 전국의 고등학생들은 부정선거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여 4·19 혁명을 이뤘다.

1961년 5·16 쿠데타로 박정희 장군이 집권한 뒤 5차례나 대통령이 돼 장기독재를 펼쳤다. 그는 통일, 지방자치제 등은 경제 성장을 이룬 뒤에나 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1967년 대국토 건설 계획을 공약으로 내놓는다.

1979년 12·12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장군은 11~12대 대통령이 됐다.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선거인단의 '체육관 투표'를 통해 99.9%의 지지를 얻어 당선된 것이었다. 전두환의 신군부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행정, 사법 전반에 걸쳐 사회를 통제했지만, 6월 민주항쟁에 부닥쳐 대통령 직선제를 수용했다.

1997년 말 선거법이 개정되면서 도입된 대선후보들의 TV 토론은 많은 관심을 받았다. 평생을 민주화 운동에 몸바친 김대중은 그해 12월 15대 대선에서 당선돼 사상 첫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뤘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노무현은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통해 대통령이 됐다.

기업가 출신인 이명박은 성장률 7%, GDP(국내총생산) 4만 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 입성이라는 '747' 공약을 내세워 당선됐다. 그러나 공약은 실현되지 않았고, 오히려 비정규직과 청년 실업만 늘어났다. 최초의 여성대통령 박근혜는 경제민주화를 공약했지만, 균형 성장은커녕 세월호 참사 등으로 국민의 기본권인 생명과 안전도 보장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청소년들이 한국 선거의 역사를 똑똑히 알게 된다면 투표하는 게 왜 중요한지를 깨닫고 앞으로 선거에서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게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 책이 남기는 주장이다. 김해뉴스

부산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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