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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사할린동포 부부, 전통혼례로 '금혼식'
  • 수정 2017.05.10 10:24
  • 게재 2017.04.27 14:59
  • 호수 321
  • 14면
  • 김예린 기자(beaurin@gimhaenews.co.kr)

2009년 귀국 황종덕-장인순 부부 결혼 51년 맞아
장유3동자원봉사캠프 26일 율하동 사할린경로당서



"신부가 예뻐서 신랑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네. 신랑 출(出)~"
 
26일 율하동 율현마을 주공12단지 사할린경로당에서 '금혼식'이 열렸다. 2009년 귀국한 사할린동포 황종덕(75)-장인순(71) 부부의 오는 30일 결혼 51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열린 전통혼례였다.

   
▲ 26일 김해 율하동 사할링경로당에서 사할린 귀국동포 부부 금혼식 전통혼례가 열리고 있다.

전통혼례를 진행하는 집례(集禮)는 팔판마을부영3차경로당 허주태(82) 노인회장이 맡았다. 그가 신랑을 호출하자 신랑 황 씨가 파란 도폭자락을 휘날리며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양 볼에 빨간 연지곤지를 찍은 신부 장 씨는 수줍은 미소를 띠었다.

기러기를 드는 기럭아범은 장유3동 이병관 동장과 이광희(더불어민주당) 김해시의원이 맡았다. 낯설고 어색한 전통혼례지만 백발의 신랑과 신부의 얼굴에는 서로 마주볼 때마다 웃음꽃이 만발했다.
 
전통혼례는 신랑이 나무기러기를 신부 측에 전달하는 '전안례'를 행하면서 시작됐다. 옛날에는 살아 있는 기러기를 전달했다고 한다. 기러기는 사랑의 약속을 영원히 지키는 동물이다. 전통혼례에서는 부부가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며 평생을 살라는 뜻에서 기러기를 전달하는 의식이 진행된다.

이어 신랑과 신부가 큰 절로 상견례를 하는 '교배례'가 진행됐다. 신랑, 신부는 교배례를 통해 서로 백년해로를 서약하는 것이라고 한다. 신랑과 신부가 술잔을 나누는 '근배례'가 뒤를 따랐다.

   
▲ 2009년 귀국한 사할린동포 황종덕(75)-장인순(71) 부부가 밝은 표정을 하고 있다.

이번 전통혼례 비용과 진행은 장유3동자원봉사캠프(캠프장 양미화)에서 담당했다. 장유3동자원봉사캠프가 지난달 21일 '2017 김해시 자원봉사 캠프 우수 프로그램 공모'에서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받은 상금 100만 원을 활용했다.
 
양미화 캠프장은 "장유3동자원봉사캠프는 지난 1월부터 사할린동포를 대상으로 '시니어를 위한 종이조형교실'을 매달 진행해 오고 있다. 우유팩, 전단지 등을 이용해 족두리 등 조형물을 만드는 활동이다. 지난달 공모전에서 받은 상금을 의미 있게 사용하기 위해 사할린동포를 위한 전통혼례 금혼식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통혼례 풍경을 처음 보는 다른 사할린동포들은 각자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약 30분 간 진행된 전통혼례는 사할린동포들의 러시아 전통 민속춤 공연으로 마무리됐다.

   
▲ 사할린 동포들이 금혼식을 축하하면서 러시아전통춤을 추고 있다.

허주태 회장은 "전통혼례 집례는 처음 맡았다. 행사를 잘 진행하려고 열심히 공부했다. 사할린 동포에게 고국의 전통혼례 문화를 선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병관 동장은 "장유3동자원봉사캠프가 이웃과 이웃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잘 수행해 늘 고맙다. 아울러 사할린동포들이 고국에서 잘 적응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금혼식의 주인공인 황종덕-장인순 부부는 "사할린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1966년 직장에서 만나 러시아 방식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51년째 되는 해를 많은 사람들이 성대한 잔치로 꾸며줘 정말 행복하다. 앞으로도 오늘처럼 웃을 일만 많았으면 좋겠다"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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