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양산환경연 15일 '불법폐기물' 분석 결과 공개
납·아연·THP 등 5개 지점 5개 시료에서 기준 초과
"시, 토양정밀조사 명령하고 민관협의체 구성해야"



속보=박연차 회장의 태광실업이 아파트를 건설하려다 불법폐기물 매립 의혹이 제기된(<김해뉴스> 3월 29일자 3면 등 보도) 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사업 예정지의 토양이 심하게 오염돼 있어 주거지용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 박재현 인제대 교수)은 15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의과학대 이정만 교수팀이 진행한 삼계나전지구 토양오염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 교수팀은 지난 4월 불법폐기물 매립 의혹이 제기된 삼계나전 도시개발사업 예정지 12개 지점에서 시추한 38개 시료를 분석했다.

▲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15일 김해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계나전지구 토양오염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 교수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체 시료 가운데 5개 지점의 5개 시료가 '1지역(주거지) 토양오염 기준'을 초과했다. 납, 아연, TPH(석유계총탄화수소) 등 3개 항목이 기준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중금속인 납의 경우 한 곳에서 주거지 기준(㎏당 200㎎)을 넘은 324.8㎎이 검출됐다. 납은 전체 시료에서 ㎏당 13.3~324.8㎎까지 폭넓게 검출됐다.

아연은 4개 지점 4개 시료에서 기준(㎏당 300㎎)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적게는 348.3㎎에서 최대 450.6㎎까지 검출됐다.

유류 오염을 의심할 수 있는 TPH는 1개 시료에서 ㎏당 5306㎎ 검출돼 주거지 기준(500㎎)을 크게 초과했다. TPH는 12개 지점 32개 시료에서 ㎏당 53~5306㎎ 검출됐다.

해당지역의 산도(PH)도 9.1~12.2로 강알칼리성을 띠어 식물 생육에 부적절한 환경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해양산환경연은 "토양오염조사 결과가 김해시에 통보됐지만 시는 '조사지역 지목은 현재 임야여서 그에 따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해당지역은 앞으로 아파트, 학교로 개발될 예정인 만큼 토양오염 여부를 주거지 기준에 적용해 법적, 행정적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해양산환경연은 주거지 기준으로 볼 때 토양오염 기준을 초과했기 때문에 시는 토양정밀조사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양산환경연은 "개발사업 부지 24만 4000㎡ 중 일부인 2만㎡에서만 12개 공을 뚫어 얻은 결과다. 여기에 반경 5~6㎝에 불과한 시추공으로 시추했다. 이것만으로는 시민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토양오염 기준을 초과한 결과를 근거로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해당 토지 소유자에게 토양정밀 조사를 명령하라"고 촉구했다.  
 
박재현 공동대표는 "카드늄, 납의 경우 외부유입 오염원이 없으면 지역 토질의 자연상태에서 생성되기 어렵다. THP는 벤젠, 톨루엔 등 유류 성분을 말한다. 석유계 오염원이 있있다고 볼 수 있다. 매립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토양의 산도가 높게 나온 것은 문제가 있다. 지하수 오염까지 의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규모 아파트를 짓기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염 정밀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현 상태로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허가를 내 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해양산환경연은 안전한 주거지역을 보장하기 위해 토양오염 정화를 위한 민관협의회 구성을 요구했다. 김해양산환경연은 "삼계나전지구는 공동주택, 학교, 유치원 등이 입주하는 대규모 주거지역이다. 아이들이 종일 생활하는 학교, 유치원 신설이 포함되는 사업이어서 안전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해당 부지의 토양오염 문제를 객관적이고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민관협의체 구성을 요구한다"고 요구했다.
 
시 도시관리국 관계자는 "정밀조사는 개발 부서가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친환경생태과 등 관련부서와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불법폐기물 매립의혹을 받고 있는 경부공영 관계자는 "석산 개발 당시에는 거주지가 아닌 2지역이었다. 2지역 기준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회사의 위법행위 의혹은 해소됐다고 생각한다. 필요하다면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는) 태광실업과 시가 추가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9월 기자회견에서 "2009~2010년 채석사업이 진행 중이던 삼계나전지구에 하루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폐기물 매립이 이뤄졌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시는 이에 따라 지난 3월 20~24일 삼계나전지구 예정지에서 폐기물 불법 매립의혹을 밝히기 위한 시추조사를 진행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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