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현종합상사’로 이름 고쳐 개점
다양한 예술가들, 점포 6개 오픈
“주민들과 어울리며 마을 속으로”


내동을 재미있는 동네로 만들었던 문화카페 '재미난 쌀롱'이 이번에는 구도심인 회현동을 '문화판'으로 만들기 위해 작정하고 나섰다.
 
'재미난 쌀롱'은 지난 12일 이름을 '회현종합상사'로 바꾸고 회현동(김해대로 2273번길 46)에서 다시 문을 열었다. 문화공동체 '재미난 사람들 협동조합'이 야심차게 준비한 새로운 문화예술공간이다.
 
'재미난 쌀롱'에서 '쌀롱 언니'로 통했던 김혜련(45) 씨는 '회현댁'으로 별명을 바꿨다. 그는 "일부러 회현동으로 들어왔다. 이 곳은 인구가 내외동의 10분의 1 밖에 되지 않는 오래된 동네다. 나이 든 어르신들이 많고 오래된 물건도 많다. 조용하지만 매력이 있는 곳이다. 새 생명을 불어넣어 회현동을 서울의 인사동, 삼청동과도 같은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회현종합상사'의 면적은 462㎡며, 6개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그림, 음악, 디자인 분야의 예술가들이 각자의 가게를 운영한다. 지금은 5곳이 입점했다. 
 
'회현종합상사' 한 가운데에는 테이블이 놓인 야외공간이 마련돼 있다. 지하 1층에는 김충도(45) 씨의 '하라식당'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매주 사나흘은 직접 요리를 하고, 나머지 날에는 '게스트 셰프'를 초청해 손님들에게 다양한 음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1층에는 '로스팅숍', '낙도맨션', '니들두들', '유니포밀리'가 들어왔다. 비어 있는 공간에는 음식점이 입점할 예정이다.
 

▲ 류하식·박선미 부부와 김태진 씨가 지난 12일 '하라식당'에서 열린 '회현종합상사' 개점 축하공연 도중 노래를 부르고 있다.

허계숙(43) 씨가 운영하는 '로스팅숍'은 원두 로스팅과 교육, 납품, 유통 등을 하는 가게다. 핸드드립 커피를 판매한다. 그는 "처음에는 폐허 같은 곳이었다. 철거에서부터 페인트칠까지 직접 했다. 손이 안 간 곳이 없어 더 애착이 간다. 서로의 가게를 오가며 공사를 도왔다. 상생할 수 있는 가게들이 모여 힘이 난다"고 말했다.
 
하정화(31) 씨의 '낙도맨션'은 고색창연한 분위기의 카페다. 아직 문을 열지 않았지만 곧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서운(43) 씨의 공방 '니들두들'은 바느질을 교육하는 공간이다. 그는 장기적으로 손님들이 가지고 온 헌옷을 고쳐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
 
소품가게 '유니포밀리'는 홍희정(31)씨가 운영한다. 그는 일본, 태국, 베트남 등 해외에서 구입해 온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다. 지금은 주방용품과 문구류를 진열하고 있지만, 품목에 제한을 두지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하라식당'과 야외공간, 옥상은 공연장으로 활용된다. 66㎡ 남짓한 실내 공간은 관객 3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야외공연장까지 합하면 100여 명이 공연을 즐길 수 있다.
 
12일에는 '하라식당'에서 개점 축하 모임이 열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식을 들은 관객 50여 명이 모였다. 모임에 참여한 양형심(48) 씨는 "이미 '재미난 쌀롱' 때부터 알던 곳이다. 회현동으로 옮긴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대를 많이 했다. 와 보니 공간이 여느 가게들과 다르다. 문화적으로 색다른 공간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축하공연도 이어졌다. 내동에서 '재미난 사진관'을 운영하는 류하식(44)-박선미(44) 부부와 지인 김태진 씨가 함께 노래공연을 펼쳤다. 이들은 김창완 밴드의 '내가 갖고 싶은 건', 강산에의 '내 마음의 구멍', 민중가요인 '우산'을 불렀다. 7월 7일에는 피아니스트 '데이드림'의 북콘서트가 진행된다.
 
김혜련 씨는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계속 미룰 수는 없어 먼저 문을 열었다.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공연을 열 생각이다. 현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행사 일정이 잡힐 때마다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릴 생각이다. 회현동 동네주민들과 함께 어울려 모임을 열면서 자연스레 마을 속으로 스며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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