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인문마실’ 북토크 행사
강동수 작가 초청해 작품 이야기

 

인문독서모임 '인문마실'은 지난 11일 외동 화목빌딩 6층 공간 '시민생각'에서 강동수 작가의 소설 <검은 땅에 빛나는> 북토크 행사를 진행했다.

부산의 소설가인 강 작가는 199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소설집 <몽유시인을 위한 변명>, <금발의 제니> 등을 썼다. 그는 장편소설 <제국익문사> 이후 5년 만에 최근 <검은 땅에 빛나는>(도서출판 혜성)을 펴냈다. 이 책은 1900년대 아시아 최초로 스웨덴에서 유학한 식민지 조선의 신여성 최영숙(1906~1932)의 짧지만 파란만장한 삶을 오롯이 풀어 낸 작품이다.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위원인 박형준 문학평론가의 진행에 따라 강 작가의 미니 강연, 평론가의 해설, 회원들의 자유로운 질문과 대답으로 구성된 북토크는 두 시간 내내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로 이어졌다.

강 작가는 "오래 전 한 월간지에서 우연히 최영숙의 기사를 보고 소설을 쓰기로 결심했다. 자료를 찾는 작업이 힘들긴 했지만 최영숙의 파란만장한 삶과 식민지시대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그 고단함을 소설로 풀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소설이 역사 속의 인물을 다룰 때는 기존의 인물을 재해석하는 경우와 이름 없는 존재들을 새롭게 발굴해 내는 경우가 있다. 이 소설은 근대사에서 이름을 가질 수 없었던 존재를 발굴해 새롭게 재조명한 소설이어서 의미가 깊다. 박지원의 <열하일기>처럼 한 편의 풍속화를 보는 듯 세세하게 묘사한 이국적 풍경들과 언어들, 그녀의 인생 행로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강 작가는 "소설적 재미를 위해 극적으로 로맨스를 끌고 가거나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 수도 있었지만, 최영숙의 삶 자체가 소설적이고 지금의 관점에서 봐도 파격적인 삶이어서 큰 맥락은 사실에 기반을 두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완의 삶, 짧은 삶을 누렸지만 당시 여성의 인권, 민중에 헌신하고 끊임없이 도전한 삶은 열정적이었다. 그녀에게 좀 더 긴 인생이 허락됐다면 근대사에 한 획을 긋는 신여성이 되었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행복한 책읽기' 모임의 박근미 씨는 "소설을 읽는 내내 최영숙의 삶이 어떻게 전개될까 조마조마해 하며 그녀의 인생에 흠뻑 빠졌다. 근대사에서 몰랐던 한 여성을 알게 돼 반가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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