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기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던 난소암이 20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발병률을 높이고 있다. 다들 결혼을 늦게 하는 바람에 출산 연령이 높아지고, 과거에 비해 생활환경이 나빠진 게 원인으로 손꼽힌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통계정보에 따르면 20대 난소암 환자가 2012년 825명에서 2016년 1218명으로 늘어나 5년 사이 48%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난소암 환자 1만 8115명 가운데 20대는 6.7%에 불과했지만, 발병 증가율만 놓고 보면 고위험군인 50대의 40%보다 높았다.



 

난소에 발생하는 악성종양
50~70대에 발병률 가장 높아

늦은 결혼 때문 20대 환자 증가
서구적 식습관, 생활환경도 영향

임신하면 배란 적어 위험 낮아져
병 걸리면 수술하고 항암제 치료
조기 발견해야 완치율 향상 가능



■난소암 왜 생기나
난소는 자궁과 난관의 바깥에 위치하고 있다. 연령에 따라 에스트로젠, 황체 호르몬 등 여성 호르몬을 분비해 월경, 임신, 신체 대사 등에 관여한다. 난소암은 난소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말한다. 주로 50~70대에서 발병률이 높다. 자궁경부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부인과 암으로 알려져 있다. 난소암의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상피성 난소암은 3기 이상 진행된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5년 생존율이 40% 이하로 낮은 편이다.
 
난소암은 상당히 진행돼도 증상이 경미한 편이다. 난소가 커지는 것에서 증상이 시작하지만, 골반 깊은 곳에 있는 난소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초기 치료를 하기가 쉽지 않다. 배에 딱딱한 게 만져지거나, 복수가 차면서 배가 불러오거나,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더부룩한 증상이 느껴지거나 하는 것 등이 증상이다.
 
갑을장유병원 산부인과 이병민 과장은 "미국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5년 생존율이 44~45% 정도다. 난소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도 가능하지만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워 다른 장기로 전이된 뒤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골반통이나 복통을 자주 경험하거나, 소변이 자주 마렵고 급하게 소변을 하고 싶은 절박뇨 등의 증상을 느끼는 사례는 난소암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난소암은 나이가 들수록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런데, 최근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난소암이 늘어나는 것은 늦은 결혼으로 출산도 늦어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배란 횟수가 적을수록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낮아지는데 임신은 배란 횟수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피임제 사용이 난소암의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는 보고도 배란과 관련이 있다. 피임제를 10년 이상 복용하면 난소암 발생률을 5분의 1 정도로 줄일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이병민 과장은 "한 번만 출산해도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보다 난소암 위험률을 10% 줄일 수 있다. 세 번 출산할 경우, 난소암 발병률이 50% 가까이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산 후 수유도 배란을 억제해 월경을 지연시키기 때문에 난소암의 위험을 감소시킨다"고 설명했다.
 
서구적인 식습관과 생활환경의 악화도 난소암 발병률 증가에 일정 정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지방·고단백 식품을 섭취하는 식습관과 비만은 난소암 발생 위험률을 증가시킨다. 또 석면, 활석 등 환경 위해 물질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폐경기 증상을 감소시키기 위해 시행되는 호르몬 대체 치료도 사용기간, 약물 종류에 따라 난소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난소암 어떻게 예방하나
난소암 환자에게는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고 항암제를 투여하는 치료를 하게 된다. 항암제 반응이 좋아서 환자 중 70~80%의 경우 종양이 사라지지만 상당수가 재발한다. 이렇게 '관해’(증상이나 증세가 없어짐)와 재발을 반복하다 결국 항암제에도 내성이 생겨 결국 5년 생존율은 30~40%가 되지 않는다.
 
난소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 진단을 하면 완치할 수 있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암이 퍼지지 않고 난소에만 있는 상태에서 수술을 받고 치료를 하면 완치율이 높다.
 
여성 가운데 난소암 유전력이 있거나 유방암에 걸렸던 경우 정기진단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가족 중 난소암 환자가 있는 경우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유방암과 난소암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유방암이 생기면 난소암에 걸릴 가능성이 두 배 높아진다. 거꾸로 난소암이 있으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3~4배 많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이병민 과장은 "난소암 증상은 미미하다. 환자의 60% 가량은 이미 암이 일정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다.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부인암 검진을 받는 게 조기진단의 지름길이다. 난소암을 예방하는 특별한 예방법을 제시하긴 쉽지 않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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