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 시민들이 6차산업 인증업체인 한림알로에에서 열린 체험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부·울·경 ‘사업자 인증’ 109곳 중
김해, 산딸기닷컴 등 3곳 머물러
참여농민 적고 시 지원도 태부족



농촌에 고부가가치를 가져다 주는 6차산업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김해에서는 참여하는 농민이 적은데다 관련교육도 거의 없어 활성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차산업은 농산물·특산물 등의 1차산업에 제조·가공이라는 2차산업과 유통·판매·체험관광·축제·외식·숙박·교육 등의 3차산업을 복합한 농촌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전북 고창군이 지역 특산물인 복분자를 활용해 가공·유통·체험관광을 접목한 '복분자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충청도와 경기도 등에서도 6차산업 컨소시엄단을 만드는 등 농촌의 미래를 위한 6차산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반면 김해에는 젊은 부부가 많고 부산과도 가까워 농촌체험학습 수요가 많지만, 농업 현장과 시에서는 6차산업에 미적지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남6차산업지원센터에 따르면, '6차산업 사업자 인증'을 받은 업체는 전국적으로 1130곳, 부산·울산·경남 109곳에 이른다. 그러나 김해에는 ㈜한림알로에, 스위트감식초농원, ㈜산딸기닷컴 3곳뿐이다. 6차산업 사업자 인증은 농업과 2·3차산업을 연계해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발전 가능성이 있는 농업인·농업법인에 신제품 개발, 사업화 등의 컨설팅, 융자자금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김해의 대표적 6차산업 관련업체는 상동면 묵방리에서 10년 넘게 유기농 산딸기를 키우고 있는 '산딸기닷컴'이다. 이 회사는 산딸기 재배로 얻는 수익이 전체의 20%, 체험 등 6차산업으로 얻는 수익이 80~90%에 이른다. 6차산업에 눈을 돌린 덕분에 농장 매출은 이전보다 10배 정도 늘었다. 연간 3000명이 산딸기닷컴 농장을 찾아 유기농 산딸기 체험을 하고 있다.
 
김해에서 6차산업이 부진한 이유는 혁신적이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농촌 현장이 적다는 데 있다.
 
칠산참외 정보화마을이나 대동화훼 정보화마을은 전국에 정보화마을이 들어섰던 10여 년 전 조성됐다. 칠산참외 정보화마을을 이용하는 방문객은 연간 2000~3000명에 이른다. 화훼마을의 경우 연간 400~500명이 마을을 찾는다. 평일에는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체험학습을 오고 주말에는 가족단위가 찾기 때문에 신청자가 항상 넘친다는 게 정보화마을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두 곳의 체험활동은 감자, 무, 배추, 고구마, 참외, 토마토 수확 등에 머물러 10여 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
 
산딸기닷컴의 최석용 대표는 "6차산업에 뛰어들려면 좋은 농장을 갖고 있어야 한다. 특별한 장점이 있는 농장이어야 한다. 옛날처럼 일반적인 체험은 부가가치를 높이지 못하기 때문에 6차산업이라고 할 수 없다. 고객들이 머물면서 충분한 가치를 얻는 체험 공간이어야 하고, 친환경농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령화된데다 대농 위주인 농업 현장에서 농민들이 적극적인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다.
 
대동에서 화훼농사를 하는 한 농민은 "6차산업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로 하는 곳은 없는 것 같다. 정보화마을도 초정리에서만 시범적으로 하고 있어 참여 농가가 적다. 다들 농사를 짓는 게 힘들고 기반이 없어 (6차산업에 뛰어드는 데에는)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시에서 진행하는 6차산업 관련사업이나 전문교육은 전무한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6차산업 지원사업을 농민들에게 알리고, 경남6차산업지원센터에 연계해 주는 역할을 맡는 게 고작이다.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김해시연합회 김진욱 회장은 "김해에서 농민들이 6차산업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사례는 드물다. 관심은 있지만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는 게 큰 이유"라고 말했다. 생림면에서 단감, 자두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6차산업이라는 말을 많이 듣지만 뛰어들기가 막막하다. 농민들을 위해 교육을 실시하고 지원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김해에는 대농이 많고 대도시와 인접해 판로가 잘 구축돼 있다. 이 때문에 6차산업의 필요성을 느끼고 관심을 갖는 농민이 적다. 또 김해의 땅값이 서부 경남보다 비싸 체험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6차산업이 부진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6차산업을 많이 도입해야 한다. 내년에는 농촌교육농장 쪽으로 사업비를 지원받아 체험 농장 2개를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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