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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철학자 연구하는 이색 모임⑦ 김해도서관 ‘비트인문학 아카데미’
  • 수정 2017.05.17 10:47
  • 게재 2017.05.17 10:15
  • 호수 323
  • 18면
  • 배미진 기자(bmj@gimhaenews.co.kr)


20~60대 다양한 회원 11명
비트겐슈타인 책에서 삶 배워
하상필 교수 지도로 강독·토론



김해도서관에는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연령대별로 다양한 독서 모임이 있다. 그 중에서도 연령대의 폭이 가장 넓고 독특한 색깔을 지닌 독서회가 있다. 바로 '비트인문학 아카데미(이하 비트인문)'다.
 
비트인문은 오스트리아 출생의 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1889~1951)의 저서를 읽고 그의 생각을 탐구하는 모임이다.
 
비트겐슈타인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철학자'라고 평가받는다. 그는 1911년 버트란드 러셀의 <수학 원리>를 접한 뒤 철학 연구의 길에 들어섰다. 1차세계대전에 자원입대해 1918년 전쟁터에서 <논리-철학 논고>를 완성했다. 1938년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철학과 교수로 활동했으며, <철학적 탐구>를 집필하다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
 
2013년 4월 시작한 비트인문은 회원들은 20대에서 60대까지 폭넓다. 회원은 모두 11명이다. 인제대 교양학부 하상필 교수가 좌장을 맡아 모임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회원들은 매주 수요일 오후 7~9시 일상의 피로를 잊고 열정적인 자세로 모임에 참여한다.
 
비트인문은 일반 독서회처럼 한 책을 읽고 논제를 정해 토론하는 게 아니라 책 내용을 한 문장씩 쪼개 읽으며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골똘히 연구한다. 독서모임이면서 인문학 강독회 성격을 띠고 있다.
 

   
▲ 김해도서관 2층 구지봉실에서 '비트인문학 아카데미' 독서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회원들은 비트겐슈타인의 <소품집>과 <문화와 가치>를 완독했고, 지금은 <비트겐슈타인의 1930년대 일기>를 강독하고 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비트겐슈타인이 1930년대에 쓴 일기다. 독일어 판본을 번역한 글과 일기 원본이 함께 수록돼 있다. 일기에는 철학자로서의 고뇌와 사유의 열정이 잘 드러나 있다.
 
"자 이제 반짝반짝 빛나는 지성으로 이야기해 볼까요?"
 
마주보고 앉은 하 교수와 비트인문 회원들은 책을 읽으며 한 문장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비트겐슈타인이 형용한 단어에는 어떤 의미가 내포돼 있는지, 그가 말하고자 했던 생각은 무엇인지 각자 자신의 방법으로 풀이했다. 하 교수는 이들의 말을 경청하면서 생각의 방향이 엇나가지 않도록 균형을 잡았다.
 
지역 문인이자 창단회원인 하영란(47) 씨는 "비트겐슈타인은 서양 철학자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인물이다. 우리 모임에서는 그를 철학자 중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인제대 인문학부 학생인 안수만(21) 씨는 "이론을 공부하기 위해 모임에 참여한 것은 아니다. 철학 수업을 받는다기보다는 삶의 태도를 배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트겐슈타인의 생각에서 영감은 물론 위로도 받는다"고 말했다.
 
3년째 출석도장을 찍고 있다는 회원 정재경(61) 씨는 "10여 년 동안 종교에 심취했지만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가 있었다. 철학을 공부해 보라는 지인의 조언을 듣고 모임에 나오게 됐다. 비트겐슈타인의 생각을 받아들이면 치유를 받는 느낌이다. 지식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사상을 파고 들어가니 세상살이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회원 반상수(45) 씨는 "책을 읽으니 부지런해지는 느낌이다. 회원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으면서 내 안의 편견을 깰 수 있게 됐다. 독서를 하면서 사람도 만나니 일석이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회원들의 강독소감을 듣던 하 교수는 "모두 즐거워하고 의미 있어하니 그 자체로 기분 좋은 시간"이라며 밝게 웃었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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