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중부서, 3천주 키운 11명 입건
잘못된 민간요법 따르다 날벼락



"꽃이 너무 예뻐서 심었습니다. 마약 원료로 쓰이는 양귀비인 줄은 몰랐습니다."

마약 성분이 있는 양귀비를 관상용·식용으로 기르던 60~80대 노인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김해중부경찰서는 4~7월 양귀비 및 대마 불법 재배지 특별단속기간을 맞아 지난 1~15일 상동면, 생림면 등에서 양귀비를 불법적으로 재배한 60~80대 어르신 11명을 입건했다. 이들이 재배한 양귀비는 모두 약 3000주에 이른다. 이들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상동면 감로리 자택 마당에서 양귀비를 재배한 A(68) 씨는 양귀비를 가장 많이 기르다 입건됐다. 그는 지난 3월부터 30평 남짓한 마당에서 양귀비 약 1100주를 기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양귀비를 전량 압수해 성분 분석을 한 결과 마약 성분이 있는 양귀비로 확인됐다.

A 씨는 경찰조사에서 "꽃이 예뻐서 길렀다. 이게 범죄인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씨에게서 양귀비를 마약으로 제조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팔려고 한 혐의는 찾지 못했다. 그래도 마약 성분이 있는 양귀비 재배는 엄연한 불법이다. 마약 제조 목적으로 재배했다고 보기에는 적은 양이라 하더라도 50주 이상 재배하면 단속 대상이 된다.

불법이지만 양귀비 재배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예로부터 설사, 배앓이를 할 때 양귀비 종자나 열매 껍데기를 물에 달여 먹으면 낫는다고 알려져 있다. 양귀비로 술을 담가 먹거나 잎으로 쌈을 싸먹는 경우도 있다.

▲ 경찰이 압수한 마약성 양귀비. 사진제공=김해중부경찰서

경찰 관계자는 "적발된 어르신들은 양귀비인줄 전혀 몰랐으며 먹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마약 성분을 지닌 양귀비는 한눈에 식별할 수 있기 때문에 몰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어르신들이 과거 복통 등에 양귀비를 이용했던 민간요법을 여전히 따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부산 체담한방병원의 조병제 한의학·식품영양학 박사는 "양귀비에는 마약 성분이 있다. 진통을 완화시키는 일시적인 작용을 치료 효능이라고 잘못 믿어 왔다. 양귀비가 복통이나 통증의 원인을 없애주지 못한다. 무엇보다 양귀비는 마약이어서 중독성이 생길 위험이 있다. 절대 섭취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마약 성분이 없어 관상용으로만 쓰이는 양귀비도 있다. 꽃양귀비 혹은 개양귀비라고 불리는 관상용 양귀비는 꽃이 크고 색이 화려하다. 해반천 옆길 등 김해 전역에도 관상용 양귀비를 쉽게 볼 수 있다. 마약 양귀비와 관상용 양귀비는 육안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마약으로 분류되는 양귀비는 꽃대에 솜털이 없이 매끈하고, 잎·꽃·열매에서 하얀 진액이 나온다. 관상용 양귀비는 꽃대가 솜털로 덮여 있다.

김해중부경찰서 형사과 최정태 경정은 "양귀비가 마약인 줄 알면서도 여전히 몰래 재배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약류를 재배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절대 재배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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