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회현동도시재생협의체 주관
방치된 유휴지 정비 후 작물 심어



회현동도시재생협의체는 지난 19일 '꼬마농부의 행복한 텃밭' 첫 행사를 진행했다.

꼬마농부의 행복한 텃밭은 구도심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다. 마을의 어린이들과 함께 회현동에 방치된 유휴지를 텃밭으로 가꾸는 사업이다. 앞으로 11월까지 매달 한 번씩 행사가 이어진다.

회현동도시재생협의체는 '꼬마농부의 행복한 텃밭 운영위원회'를 꾸렸다. 텃밭으로 활용하는 유휴지는 봉황동 303-7번지 124㎡, 163-2번지 246㎡ 등 여섯 필지 총 647㎡다. 이 땅들은 시유지여서 관리하는 사람이 없는 탓에 잡초, 쓰레기, 개똥, 벌레 들이 뒤섞여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곳들이다.

행사 첫날, 한여름처럼 강한 햇빛이 내리쬐는 날씨에 참석자들은 모자와 토시 등으로 중무장했다.

▲ 한 어린이가 회현동 어르신과 함께 텃밭에 모종을 심고 있다.

꼬마 농부들은 봉황동 270-13번지의 80㎡ 남짓한 부지로 갔다. 이날 심을 작물은 고구마와 가지 모종이었다. 텃밭운영위 현순연 위원은 고구마 넝쿨을 들고 심는 법을 설명했다. 현 위원은 "고구마 줄기 밑에 흰색으로 작게 나 있는 게 고구마 뿌리다. 뿌리를 땅에 심으면 고구마가 자란다. 넝쿨을 세 줄기 정도 기준으로 끊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어린이들은 고구마 넝쿨을 하나씩 잡고 가르쳐 준대로 줄기를 끊어내기 시작했다. 그 사이 운영위원들은 땅을 골랐다. 어린이들도 텃밭에 들어갔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운영위원들과 마을 주민들은 직접 시범을 보였다. 용기를 얻은 어린이들은 어설픈 솜씨로 흙을 걷어내기 시작했다. 조금씩 실력도 나아졌다. 이문희(7·봉황동) 양은 "만화에서 고구마를 캐는 그림을 봤다. 직접 고구마를 심어보는 것은 처음이다. 흙을 만지는 게 좋다"며 밝게 웃었다.

모종 심기를 마친 어린이들의 손과 신발은 흙투성이가 됐다.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다. 더운 날씨에 고생이었지만, 얼굴은 뿌듯함으로 가득했다. 내외동에서 온 이다은·하근영(14) 양은 "햇빛이 너무 세서 힘들고 물통도 무거웠지만 직접 작물을 심으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오빠, 어머니와 함께 텃밭 가꾸기에 참여한 지아영(6·구산동) 양은 "더웠지만 재미있었다. 고구마가 잘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을주민 정은성(65) 씨는 "손주 같은 아이들에게 농사 일을 가르쳐 주고 함께 어울릴 수 있었다. 아이들이 흙을 만지고, 직접 작물을 심으며, 자라나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유익한 교육이다. 앞으로도 함께 마음을 나누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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