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너 조용갑 씨가 김해시청 대회의실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테너 조용갑 씨 ‘도전’ 강연
힘들던 시절 극복하고 성악가


"인생을 살다 보면 반드시 역전의 순간이 다가옵니다. 당장 힘들더라도 포기하면 안됩니다. 희망의 끈을 잡고, 절대 주저앉지 마십시오."

프로권투 선수였다가 성악가로 변신한 테너 조용갑(47) 씨가 지난 18일 김해시청 대회의실을 찾았다. 그는 이날 '도전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를 주제로 김해시민 교양강좌를 진행했다. 이날 조 씨의 강연을 듣기 위해 시민 130여 명이 참석했다.

조 씨는 스물여덟의 늦은 나이에 성악공부를 시작해 2005년 잔도나이 국제콩쿠르에서 3위, 2008년 토티 달 몬테 국제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후 각종 국제대회에서 입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는 유럽에서 '오델로', '라보엠' 등의 오페라 주인공을 300여 차례 맡아 '동양의 파바로티'로 불리고 있다.

전남 신안 가거도 출신인 조 씨는 가난한 어부의 맏아들이었다. 아버지가 술에 취해 들어오는 날이면 밤마다 폭력에 시달렸다고 한다.

조 씨는 아버지가 원망스러워 가출했다. 살고 싶지 않아 자살을 결심하기도 했다. 그러나 꿈이 있었기에 삶을 포기하지 않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조 씨는 "돈을 벌기 위해 10년 동안 프로권투 선수로 활동하다 성악공부를 시작했다. 실력에 자신이 있었기에 할 수 있었다. 자부심은 저를 당당하게 만든다. 한 번 사는 인생을 후회 없이 멋지게 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 씨는 돈이 없어 산에 올라가 밤마다 성악연습을 했다. 이탈리아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노래가 담긴 카세트 테이프를 사서 가사를 받아 적으며 소리를 흉내내기도 했다. 유학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하루 4시간씩 자며 아르바이트와 연습을 반복했다. 10년 후 기적같이 한 독지가가 이탈리아 유학 경비를 후원해 줘 성악가가 될 수 있었다. 

조 씨는 "한국에서는 권투선수 출신에다 학연도 없는 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건강이 나빠져 한국에 돌아왔다. 썩어가는 다리를 절단해야 할지도 모르는 중병이었다. 치료를 받은 후 주위를 돌아보며 재능기부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 씨는 교도소, 구치소, 소년원, 최전방 군부대를 오가며 성악 강연을 펼쳐오고 있다. 그는 "간절함이 있었기에 유명 성악가가 될 수 있었다. 꿈과 돈을 결부시키지 마라. 열정을 갖고 꿈을 크게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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