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에 모임
프로이트, 칼 융 ‘꿈 이론’ 공부
불면증 치료 등 참가 이유 다양


해가 기울자 성인남녀 10여 명이 장유도서관 3층 시청각실로 모여 들었다. 책상에는 영국의 제레미 테일러가 쓴 <꿈으로 들어가 다시 살아나라>가 놓여 있다. 그 옆에는 네 장짜리 인쇄물이 펼쳐졌다. 인쇄물의 여백에는 빼곡하게 글씨가 적혀 있었다.
 
장유도서관 독서모임 '융 분석심리학 동아리' 회원들은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오후 7시에 이곳에 모인다. 회원은 전문상담사, 학원장, 주부 등 모두 중년이다. 이들은 2013년 도서관에서 실시한 '융 분석심리' 강의를 수강했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강의를 마친 뒤 자발적으로 모여 공부를 하게 됐다. 이후 회원이 조금씩 늘어났고, 지금은 15명이 됐다.
 
독서모임은 창원대에서 심리학을 강의했던 최려원(65) 교수가 이끈다. 그는 "꿈을 주제로 책을 읽고 토론한다. 꿈을 해석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프로이트와 칼 융의 이론이다. 지난해에는 모임을 통해 프로이트의 이론을 다뤘다. 올해는 칼 융의 이론을 공부한다"고 말했다.
 

▲ '융 분석 심리학 동아리' 회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회원들은 올 한 해 동안 <꿈으로 들어가 다시 살아나라>를 읽고 토론을 벌인다. 이 책에는 꿈의 목적, 꿈의 형태, 꿈을 잘 기억하는 방법, 꿈을 해석하는 법 등이 담겨 있다.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최 교수의 목소리만 간간이 들릴 뿐 시청각실 안은 매우 조용하다. 회원들은 수험생들에게서나 느껴질 법한 강한 학구열의 기운을 뿜어낸다. 수업 후반에는 회원들이 직접 꿈을 분석하고 꿈 극장을 진행하면서 책 내용을 실습한다.
 
최 교수는 "꿈을 분석하면 의식의 발달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다. 현대인의 신경증적 원인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내가 왜 불안하고 우울한지를 알 수 있다. 무의식에 답이 있기 때문에 꿈은 치유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회원들은 모임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얻고 자신의 내면을 좀 더 잘 알게 됐다며 입을 모았다.
 
아직 신입이라는 윤대하(49) 회원은 "단순하게 잘 자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다. 불면증 때문에 수면의 질이 안 좋아 힘들었다. 모임이 끝날 때쯤에는 제대로 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서희(44) 회원은 "행복하게 결혼생활을 하고 있지만 불안했다. 반복적으로 버려지진 않을까 의심하는 꿈을 꿨다. 모임을 통해 꿈을 분석하면서 알게 됐다. 어렸을 때 부모가 헤어졌는데, 그 때 버려졌다고 느꼈던 경험이 원인이었다. 이제는 그런 꿈을 꾸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학교 전문상담사인 남성은(44) 회원은 "최 교수와 함께 책을 읽고 토론을 하며 스스로를 성찰하고 통찰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덕분에 지금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 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독서모임 '융 분석심리학 동아리'는 연중 수시로 회원을 모집한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장유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055-330-7479.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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