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진흥공단은 지역기업의 사업 다각화, 기술 개발, 수출 등을 지원하는 각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기업 가운데 중진공의 지원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성장한 사례는 적지 않다. 이들의 성공 사례를 알아봄으로써 위기에 빠진 지역 중소기업의 활로를 모색해 본다.



 

▲ 올넷전자의 박찬홍(왼쪽) 대표가 사내연구소 허태욱 이사와 함께 유도가열 개발설비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유도가열 방식 기술 축적에 노력
유수 가전회사에 인덕션렌지 납품
작년 매출 66억 올해 120억 기대




올해 설립 4주년을 맞은 올넷전자(대표 박찬홍)는 짧은 역사에도 완제품을 납품하면서 자신만의 분야를 개척하는 기업이다.
 
화목동에 위치한 올넷전자는 2012년 설립했다. 이듬해 매출은 37억 원이었다. 지난해에는 66억 원까지 늘어났다. 새로 개발한 다양한 제품군을 공급할 예정이어서 올해 매출은 많게는 1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올넷전자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아이디어 발굴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와 내년에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총 5억 원 규모의 기술개발 사업화자금을 지원받는다. 중소기업청이 올넷전자의 유도가열 방식을 접목시킨 믹서기 기술의 고부가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올넷전자의 제품은 기존 다른 제품들보다 죽, 이유식, 스프 등을 보다 빨리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다. 현재 기초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 단계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올넷전자는 창업 초기부터 인덕션렌지 등 광범위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유도가열 방식의 기술 축적에 많은 투자를 했다. 유도가열은 전자기 유도를 통해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시켜 가열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주방용기 금속 재질이 전기를 열로 바꾸는 방식이다. 직접 화기에 노출되지 않아 안전하다. 가스·석유 등 화석연료 대신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가스렌지 대체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박찬홍 대표는 "유도가열 방식은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안전해 해외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3년 동안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관련기술을 확보하고 완제품을 상용화했다"고 설명했다.
 
올넷전자는 아직 자체 브랜드를 내놓을 정도로 인지도를 쌓지는 못했다. 현재 국내 유수의 가전회사에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으로 인덕션렌지를 납품하고 있다. ODM 방식은 설계·개발 능력을 갖춘 제조업체가 유통망을 확보한 대기업이나 유통업체에 상품을 공급하는 생산방식이다. 단순 하도급 형태인 OEM(주문자상표부착 표시생산) 방식과는 다르다. 창업 4년을 맞은 회사가 대기업에 자체개발한 완제품을 납품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기술력뿐 아니라 디자인, 제품 신뢰성을 확보한 덕분이다.
 
올넷전자가 완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아직은 가전제품 전면 판넬부의 LCD 디스플레이, 컨트롤보드 등 가전제품 부품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린다. 하드웨어 설계 능력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펌웨어 등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능력도 보유하고 있는 덕분이다. 박찬옹 대표는 "기술 이해도가 축적된 덕분에 원청업체가 요구하기 전에 먼저 기획을 제안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처음부터 제조업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2002년에는 디스플레이 모듈, LCD 반제품 등 전자부품 무역업을 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해외직구와 온라인 오픈마켓이 활성화되는 바람에 그는 무역업의 전망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박 대표는 2012년 올넷전자를 세우고 제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단순히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의 하청을 받아 단순가공하는 형태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술개발에 먼저 뛰어들었다. 본격적인 공장 운영은 올넷전자 설립 1년 후인 2013년부터였다.
 
박 대표는 "준비 없이 창업하면 3년을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술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독창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로 새로운 제품, 부품을 개발하는 연속성을 유지하지 않고 현재에 만족하면 시장에서 바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올넷전자가 비교적 짧은 시간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배경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정책자금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중소기업의 창업과 기술개발 등을 위해 직접자금을 집행한다. 올넷전자는 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지원받아 적시에 투자할 수 있었다. 올넷전자는 지금까지 자금창업자금 3억 원, 개발기술·성장공유형 자금 10억 원, 개발기술사업화 자금 2억 5000만 원 등 총 15억 5000만 원을 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동부 지부를 통해 차입했다.
 
또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지원하는 '글로벌퓨처스 클럽' 회원기업으로 가입해 각종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주관하는 고성장기업 수출역량 강화, 해외유통망 입점, 해외규격 인증 등 각종 수출지원 사업의 혜택도 받았다. 이는 장기적인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됐다.
 
박 대표는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회사 운영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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