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는 과일일까요, 채소일까요, 하면서 토마토는 채소라고 배웠던 기억이 난다.

토마토라는 단어가 한글에 없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한반도에 정착한 역사는 짧다. 토마토와 관련된 기록으로는 17세기 <지봉유설>에 남만시(南蠻枾)라는 이름이 있다. 19세기 초반 관상용으로 키우기 위해 일본에서 들여왔다고 추정될 뿐이다. 우리말로는 '일년감', 한자로 남만시로 불리었다 하니 선조들은 생긴 것이나 질감이 '감'과 비슷하다고 생각한 듯싶다.

현재 세계인이 가장 많이 먹는 채소가 바로 토마토다. 하지만 인류가 토마토를 음식으로 먹기 시작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남미의 페루 지역에 살던 잉카 인디언들이 야생의 방울토마토를 재배한 것을 시작으로 본다. 서양에서도 토마토는 처음부터 음식이 아니라 관상용 식물로 길러졌다.

토마토는 가짓과 식물이다. 가짓과에 속하는 식물로는 흰독말풀, 가지, 파프리카, 고추, 감자, 담배, 토마토가 있다. 대다수는 음식, 향신료, 의약품 등으로 먹을 수 있지만, 종류나 어떤 부위에 따라 독성도 지니고 있다.

토마토의 경우 덜 익어 푸른색을 띄는 어린 토마토와 푸른 잎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소가 포함돼 있다. 짐승들이 먹고 쓰러지기도 한다.

그러한 이유일까? '악마의 사과'. 사람들이 식용으로 먹기 전 토마토의 별명이다. 겉과 속이 새빨개서 성스럽지 못하다고 여겼을 뿐만 아니라 먹으면 독이 있어서 죽는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래서 토마토는 관용으로 재배됐을 뿐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유명한 식물학자 린네는 토마토의 학명을 붙인 사람이다. 그는 토마토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내가 이것을 먹고 다음날 죽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줄 테니 먹어보자"라고 선언까지 했다. 계속적인 연구와 노력 덕분에 토마토의 유익함이 알려지게 됐고, 지금은 전 세계인에게 가장 친숙한 채소가 됐다.

토마토에 풍부한 붉은색의 색소인 리코펜은 강력한 항산화제여서 노화 방지와 항암에 효과적이다. 붉은색을 많이 띠고 즙이 많은 토마토일수록 리코펜이 많다. 리코펜은 토마토의 껍질이 아니라 안쪽의 젤리 같은 부분에 집중돼 있다.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의 얼굴이 파래진다"라는 유럽의 속담처럼 토마토는 빨갛게 익으면 익을수록 건강에 유익하는 성분이 많아진다.

뿐만 아니라 토마토 섭취 방법에 따른 리코펜 함량에 대한 연구가 많다. 결론은 토마토를 가공하면 할수록 유익한 성분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먼저 푸른색의 토마토보다 많이 익을수록 좋다. 날것으로 먹는 것보다 갈아 먹는 게 더욱 좋다. 더구나 토마토는 다른 채소, 과일과 달리 날로 먹는 것보다 익혀 먹는 게 훨씬 좋다.

리코펜은 지용성 물질이다. 올리브 오일과 같은 기름을 첨가해서 가열해 요리하면 생토마토보다 4배 이상 함량이 높아진다. 다만 비타민C와 같은 다른 영양소는 손실되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다.

토마토에는 칼륨 함량이 높아 염분 과다 섭취에 따른 혈압 관리에는 좋은 음식이지만, 신장병 환자와 같이 칼륨 섭취 조절이 필요한 경우에는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위산과다,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사람들은 토마토 과다섭취를 피해야 한다. 토마토의 초록색 씨는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어 아토피나 천식이 있는 사람들은 주의해야 한다.

고추, 파프리카와 같은 과인 토마토는 체질적으로 위장에 열과 산이 많은 사람에게 적합한 음식이 아니다. 대신 소화기능이 약하고 소화효소 분비가 적은 사람들에게 적합한 음식이라 할 수 있다. 김해뉴스




조병제 한의학·식품영양학 박사
부산 체담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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