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말 마사지사 경마장 마사에서 목매

사망 원인 놓고 노조-마사회 측 입장 엇갈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부산경남경마공원)의 마필관리사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부산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1시 5분께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경마장 마사에서 마필관리사 박 모(38) 씨가 나무에 목을 맨 채 숨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했다. 박 씨는 국내 1호 말 마사지사로 잘 알려진 마필관리사다. 마방에서는 팀장직을 맡고 있었다.

박 씨는 전날 부인과의 통화에서 "회사 생활이 너무 힘들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직장 동료들에게도 회사 근무 환경과 개인 채무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경찰은 박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는 한편, 박 씨의 가족, 직장동료, 마사회를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일부에서는 박 씨가 부당한 임금체계와 노조활동으로 인한 조교사의 압박 등이 자살한 원인이 아니었느냐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자살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렛츠런파크의 경마 진행 장면. 사진제공=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마필관리사노조 부산경남지부 양정찬 지부장은 "마사회에는 조교사 밑에 마방관리사가 있다. 조교사가 관리사의 임금을 좌지우지 할 수 있어 이전부터 문제가 돼 왔다. 마필관리사는 최저 임금 수준의 기본급과 성과급을 받는다. 이중 성과급이 50% 이상을 차지한다. 성과급 지급을 조교사 마음대로 결정하다 보니 조교사가 성과급을 제대로 주지 않으면 마필관리사들이 한 달을 눈물로 지내야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박 씨는 뛰어난 마필 전문가였다. 해외연수도 갈 정도로 촉망받는 마필관리사였다. 연봉이 5000만~6000만 원 이상인 고액 연봉자에 속한다. 임금에 불만도 나타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사회는 마필관리사를 직접 고용하지 않는다. 33개의 마방은 야구로 치면 각각 구단인 셈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각 구단에 선수 복지를 요구하지 않듯이 마사회가 규정을 할 수 없다. 공정한 임금체계가 이뤄지도록 매년 모니터링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5년 개장 이후 벌써 4번째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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