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드록 밴드 '심플맨' 회원들이 연습 도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5년 창단해 회원 6명 활동
엄격한 오디션 통해 가입 결정
직장·음악 병행하며 삶에 활력



"김해를 넘어 전국에서 제일 유명한 하드록 밴드가 되는 게 꿈입니다."
 
주말 저녁, 부곡동의 한 상가건물 지하 1층에 환한 불이 켜졌다. 시큼한 냄새를 맡으며 문을 열고 들어가자 두꺼운 방음벽과 드럼, 건반, 기타, 마이크가 보인다. 합주실에 들어온 사람들은 익숙하게 제 자리를 찾아 악기를 집어 들었다. 스피커를 찢을 듯한 메탈음악이 연주되자 굳어 있던 이들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번진다. 핏줄이 터지도록 내지르는 고음은 방음벽을 사정없이 때려댄다. 거칠고 공격적인 음악을 연주하는 하드록밴드 '심플맨(대표 송창훈·42)'의 연습실 풍경이다.
 
하드록은 1960년대 중반 미국과 영국에서 발생한 록음악 중 하나다. 휘몰아치듯 빠르고 강한 리듬이 특징이다. 하드록을 대표하는 가수로는 영국의 록그룹인 '레드 제플린'과 '딥 퍼플'이 있다. 
 
'심플맨'은 2015년 10월 창단했다. 기타를 맡은 송 대표를 필두로 30년 연주 경력을 자랑하는 김건하(49·드럼) 씨와 '홍일점' 최은현(32·건반) 씨, 오디션에 겨우 합격했다는 김형국(46·보컬) 씨, 영어가사 암기와 발음에 애를 먹고 있다는 이유호(36·보컬) 씨, 들어온 지 2개월 된 '새내기' 김정은(34·베이스) 씨가 회원이다.
 
송 회장은 "밴드 결성 이후 처음 연습한 곡은 미국 록밴드 '레너드 스키너드'의 '심플맨'이었다. 회원들은 음악을 취미로 하는 보통 사람이다. 심플맨의 뜻과 잘 맞는 것 같아 이름을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생활문화동호회 특성상 가입은 자유롭지만 나름 엄격한 오디션을 거쳐야 한다. 송 회장은 "심플맨에 들어오는 건 쉬워도 나가는 건 어렵다. 직장인 밴드여서 한 명이 탈퇴하면 인원을 충원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플맨'은 지역 직장인밴드 페스티벌에 참가하거나 단독공연을 열기도 한다. 28일에는 연지공원에서 단독 정기공연을 열었다. 송 대표는 "연습한 것을 보여주고 시민들과 향유하고 싶어 무대를 마련한다. 록밴드의 자존심 때문에 트로트나 대중가요는 부르지 않는다. 취미 생활이지만 예술의 한 분야를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건하 씨는 "오래 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했을 때 '제발 트로트 좀 불러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관객과 연주자의 정서 차이로 가끔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며 웃었다.
 
회원들은 직장 생활과 밴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모두 시간을 쪼개 연습에 참가하지만 이런 활동이 삶에 활력소가 된다고 입을 모았다. 최은현 씨는 "아기를 키우고 있어 시간을 할애하는 게 쉽지 않다. 연주할 때 시험지가 넘어오는 순간 마냥 긴장감을 느낄 수 있어 짜릿하다. 밴드활동이 재미있어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형국 씨는 "가장으로서 한창 돈에 허덕이는 외로운 시기인 것 같다. 이럴 때 서로 다른 곳에서 태어나 직업도 각양각색인 사람들과 연주의 합을 맞춰본다는 것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젊어서 못한 활동을 지금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오로지 '하드록'이라는 한 길만 고집하고 있는 '심플맨'의 최종 목표는 프로 밴드가 돼 유명해지는 것이다. 송 대표는 "밴드를 잘 키워서 전문적으로 활동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전국 유명 락페스티벌에도 참가하고 싶다. 이른 시간 안에 1집 앨범을 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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