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클럽 실버카페 2호점
화정글샘도서관에 9일 개점
60대 어르신, 청년 고객 ‘접대’




"젊은 사람만 바리스타를 하는 줄 알았는데, 제가 바리스타가 됐어요. 정말 기쁘고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어르신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는 '달보드레(달달하고 부드럽다는 뜻의 순우리말)'가 지난해 1호점을 개점한 데 이어 내달 2호점을 연다.
 
노인일자리전담기관인 김해시니어클럽(관장 나만순)은 오는 6월 9일 삼계동 화정글샘도서관 1층 휴게실에 실버카페 2호점인 '달보드레 화정점'을 연다. 지난 17일부터 시작해 오는 6월 8일까지 시범 운영한 뒤 6월 9일 무료시음회와 함께 정식 개점한다.
 
김해시니어클럽 2호점 개점은 '경남도 실버카페 설치 지원 사업'공모에 선정돼 지난 6월 칠암문화센터 별관에 달보드레 1호점을 연 지 딱 1년 만이다. 지난해 여러 차례 시행착오 끝에 문을 연 1호점은 걱정과 달리 자리를 제대로 잡았다. 이에 용기를 얻은 김해시니어클럽은 화정글샘도서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2호점을 준비한 끝에 '2017 지역맞춤형 노인일자리 사업개발 공모'에 지원해 다시 선정됐다.
 

▲ '달보드레 화정점'의 실버 바리스타들이 직접 내린 커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김해시니어클럽은 달보드레 화정점에서 일할 60세 이상 노인들을 이미 선발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바리스타 교육생 16명을 선발하는 데 총 48명이 지원했다. 선발된 16명은 4주간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4주 교육 후 최종 테스트만 실시했지만, 올해는 첫 2주 교육 후 중간 테스트를 진행했고, 4주 후에는 달보드레 칠암점에서 실제로 주문을 받고 음료를 만들어 보는 실전 테스트를 했다. 두 번의 테스트를 통해 최종 12명을 선발했다.
 
어르신들은 4주 교육기간 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고 한다. '블렌더', '글라인더', '샷' 등 커피와 관련된 명칭이 모두 생소한 영어여서 고생이 많았지만 다들 잘 극복했다.
 
김해시니어클럽 김진경 팀장은 "처음에는 어르신들이 새로운 단어를 어려워했다. '카라멜 마키아토'라는 커피 메뉴도 외우기 힘들어 했다. 그래도 레시피를 나눠 주면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달달 외워 왔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선발된 12명 중 2명은 칠암점에, 10명은 화정점에서 근무한다. 화정점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은 60~64세다. 사는 곳도 다양하다. 가까운 삼계동에 사는 어르신도 있지만 내외동, 삼정동은 물론 꽤 거리가 먼 장유에서도 출·퇴근하는 어르신도 있다.
 
달보드레 화정점에서 일하게 된 하영희(61) 씨는 "바리스타가 돼 보고 싶었다. 젊은 사람들만 하는 일인 줄 알았다. 우연한 기회에 바리스타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면접부터 교육까지 새로운 게 많았지만 힘들지 않고 정말 재미있었다. 바리스타로 일하게 돼 영광"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허복순(61) 씨는 "노인들은 일할 곳이 많지 않다. 이렇게 사회의 일원으로 다시 참여하게 돼 정말 기쁘다. 도서관에는 공부를 하는 청년들이 많이 온다. 이들에게 커피 한 잔이라도 정성을 다해 대접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진경 팀장은 "칠암점에서 일했던 어르신들을 보면 1년 전보다 더 젊어졌다. 즐겁게 일할 수 있어 몸도 마음도 젊어진 것 같다. 가게를 찾는 손님들도 어르신들의 친절한 응대에 반응이 좋았다. 맛있는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실버 바리스타의 따뜻한 마음을 담아내는 달보드레 2호점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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