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문막읍 열병합발전소반대대책위원회가 지난 3월 세종 정부청사 앞에서 SRF 열병합발전소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산자부·청와대 등에 명단 제출
기자회견 등 통해 문제점 부각
전국 46곳에서 같은 사업 추진
경기도·강원도 등서 반발 거세




속보=한림면 신천리에 고형폐기물연료(SRF)를 사용하는 열병합발전소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김해뉴스> 지난 24일자 1면 보도),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반대 서명운동을 벌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신천리 망천1구 주민들과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등은 시민들에게 열병합발전소 건립의 문제점을 알리면서 건립 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 앞으로 열병합발전소의 심각성을 알리는 기자회견도 열 계획이다.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지난 25일부터 삼계동, 한림면 지역 주민 1112명에게서 열병합발전소 건립 반대 서명을 받았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청와대 등에 반대 서명서를 제출했다. 온라인을 이용해 열병합발전소 건립 반대 서명도 받고 있다. 앞으로 기자회견 등을 통해 열병합발전소의 환경문제를 적극 알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해 이외에 강원도 원주, 경기도 파주 등 다른 지역에서도 열병합발전소 건립 반대 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쓰레기발전소·보일러저지 전국 비상대책위원회 연석회의'(위원장 이준희)의 '고형폐기물연료 사용업체 현황'에 따르면 경기도·인천·충북·강원도·세종 등 전국 46곳에서 고형폐기물연료 열병합발전소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화석에너지 감축 비율을 높이기 위해 태양열·풍력 등 천연 에너지 비율을 늘리지 않고, 고형폐기물을 신재생에너지로 보고 이를 장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에서 우후죽순처럼 달려들어 전국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강원도 원주 문막읍에서는 2014년부터 열병합발전소 건립을 두고 시민사회단체·주민들과 사업자 측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원주에너지는 2014년부터 문막읍에 발전용량 32.3㎿ 규모의 고형폐기물연료 열병합발전소를 추진하고 있다. 사업자 측은 지난 3월 산업통상자원부에 문막SRF열병합발전소 인·허가를 위한 공사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열병합발전소 도입을 추진하는 사업자는 "고형폐기물연료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발전시설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고형연료"라고 주장한다. 반면, 지역주민과 시민단체는 '다이옥신 등 발암물질을 비롯해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다량 배출돼 주민 건강을 위협한다'며 맞서고 있다.
 
'문막읍열병합발전소반대대책위원회'는 지난 3월 세종 정부청사 앞에서 "발전소 가동에는 고형폐기물연료 400여t이 필요하다. 원주의 고형폐기물연료 생산량은 40t밖에 안 된다. 결국 전국에서 폐기물을 모아 원주에서 태우게 된다. 환경오염과 시민 건강 악화 등이 우려되는 만큼 사업 허가가 나더라도 끝까지 반대하겠다"며 집회를 열었다.
 
경기도 파주에서도 지역주민과 시민단체들이 열병합발전소 건립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 말 파주 탄현면에 발전용량 9.9㎿ 규모의 고형폐기물연료 열병합발전소 사업을 승인했다. 이에 지역주민과 시민단체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역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열병합발전소의 문제점으로 미세먼지와 유해물질 배출을 꼽는다. 파주환경연합 측에 따르면 고형폐기물연료를 태울 경우 다이옥신,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 유해물질이 끊임없이 배출된다. 미세먼지 배출도 심각하다고 한다.
 
파주환경연합 관계자는 "고형폐기물연료는 그야말로 폐기물이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열병합발전소는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한다. 폐타이어 등 모든 폐기물을 태울 수 있다. 열병합소는 1년에 한 번 자체 조사로 유해물질 검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유해물질 배출 검사는 강제성을 가지고 있지 않아 (지자체 등에서) 관리 감독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에 열린 제349회 국회 임시회 제1차 정무위원회의 '저탄소녹색성장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에는 '2013년 4월 국립환경과학원의 실측결과 폐기물에너지 사용시설에서 독성물질인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염화수소 등이 기준치 이상 배출됐다. 미세먼지 발생량은 LNG보일러보다 660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고 기록돼 있다.
 
연세대 서용칠 교수는 'SRF 소각보일러의 문제와 운영과제'란 연구보고서에서 '열병합발전의 대기오염 배출현황을 보면 황산화물, 질소산화 배출이 최대 120ppm으로 화력발전보다 많다'고 밝혔다.
 
원주, 파주의 환경단체들은 한림면에 열병합발전소가 건설될 경우 김해 전역이 미세먼지, 유해물질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원주환경연합 관계자는 "한림면에 추진하려는 열병합발전소의 고형폐기물연료 연소 용량은 160t이다. 고형폐기물연료 160t을 태우기 위해서는 실제로는 고형폐기물연료 320t이 필요하다. 이 용량을 다 태우려면 전국의 폐기물연료를 김해에 가져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처, 내용을 알 수 없는 폐기물연료가 타면서 미세먼지,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 피해를 김해 시민에게 입힐 수 있으며, 연소로 용량 등을 볼 때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등 유해물질 발생량이 각각 하루 10㎏, 100㎏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해시의 한 공무원은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폐기물소각장과 달리 고형폐기물연료 열병합발전소는 민간업자가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다. 방진설비를 갖추고 운영하는 데 있어 아무래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라고 개인 견해를 밝혔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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