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하시마의 비밀
조선인 강제노역한 ‘지옥의 섬’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는 일본 하시마섬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군함을 닮아 군함도라 불리는 섬이다. 일본인들은 이 섬을 '1930~40년대 석탄산업이 발달해 많은 사람이 행복하게 일한 덕분에 '일본의 미래'라고 불렸던 탄광촌'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사실 이 섬은 일제강점기 때 조선인들이 강제 징용 당해 많은 고통과 아픔을 겪었던 곳이다. 조선인들 사이에서는 '지옥의 섬'이라 불렸다고 한다.

<군함도>는 아버지가 일본 나가사키로 발령받는 바람에 일본인학교에 다니게 된 도윤이 이야기를 다룬다. 도윤이는 역사수업을 들으러 하시마섬에 갔다가 시간 여행을 하면서 섬의 진실과 아픈 역사를 알게 된다.

도윤이는 섬에서 "일본의 빠른 산업화를 잘 보여 주는 위대한 문화유산"이라고 소개하는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듣는다. 그는 공포영화에 나오는 폐가처럼 느껴져 휴대폰으로 사진만 찍고 나오려고 했다. 그 때 사진에서 자기보다 조금 몸집이 큰 까까머리 소년을 발견한다. 갑자기 주변 풍경이 달라지더니 한 남자가 "이 조센징 새끼가!"라고 험악하게 외치며 소년을 채찍으로 때리는 모습을 목격한다.
도윤은 마루라는 소년을 돕기 위해 함께 굴로 들어간다. 허리조차 펼 수 없는 좁고 위험한 해저 탄광이었다. 그곳에는 젊은 남자부터 나이 지긋한 아저씨까지 한국 사람들이 많았다. 전부 허리조차 펼 수 없을 만큼 좁고, 바닷물이 들어오는 탄광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석탄을 캐고 있었다.

"문화해설사는 여기서 한국인이 일했다고 말하지 않았는데…." 도윤이는 무슨 죄를 지었길래 밥도 못 먹고 매를 맞아가며 일하는지 물었다. 한 아저씨는 나라를 빼앗겨서 그런 거라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오래전에 독립했다고 말하지만, 아저씨들은 믿지 못한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현실로 돌아온 도윤. 발표시간에 일본인 친구 준이치는 하시마섬에서 선조의 위대함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도윤은 "조선인들은 45도를 넘는 고온에서 콩깻묵 주먹밥 하나만 먹고 하루 12시간 이상 일했다. 천장이 무너져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다"며 아픈 역사를 바로 알자고 이야기한다.

일본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당시 하시마섬의 조선인 강제 노역을 인정하고 피해자를 기리기 위한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조선인 강제 징용은 언급하지 않고, 시설을 미화하면서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지난 역사가 참혹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알고 기억해야 다가올 역사를 바르게 꾸려나갈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책이다.
 
부산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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