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중·삼문고 학부모들, 지역 국회의원 방문
김해시 '셔틀 예산  지원'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학생 안전 위해 보행터널
·폐쇄회로TV 설치 요구


속보=장유 능동중, 삼문고 학생들이 미세먼지를 마시면서 장유터널로 통학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져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김해시가 '통학버스 예산 절반 지원'이라는 대책(<김해뉴스> 9일자 인터넷 보도)을 내놓자 학부모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해시는 지난 8일 "장유터널 통학문제를 대책을 논의한 결과 현재 경남도교육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순환버스 예산 중 50%를 지원하기로 했다. 경남도교육청이 지난 4월부터 오는 12월까지 운영하는 순환버스 예산 2500만 원 중 1300만 원 가량을 추경예산에 편성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능동중, 삼문고 학부모들이 10일 김경수 국회의원을 만나 장유터널 통학 문제 대책 마련을 당부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능동중, 삼문고 학부모 10여 명은 시의 대책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10일 오후 4시 김경수(더불어민주당·김해을) 국회의원을 만나 근본적인 새 마련을 요청했다.
 
학부모들은 장유터널 통학 문제 대책으로 △시내버스 증차 및 노선 변경 △장유터널 위 산책로 마련 △터널 내 보행터널, CCTV, 환풍기 설치 등이 필요하다고 시에 촉구했다.

김 의원은 학부모들에게 "시와 협의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이후 삼문동 '카페 속의 야생화'에서 <김해뉴스>와 간담회를 갖고 자신들의 불만을 토로했다.
 
다음은 간담회에서 학부모들이 밝힌 내용.

△박성미(49) 씨=시가 예산 문제를 들먹이며 장유터널 내 보행터널 설치를 꺼려한다고 들었다. 장유터널 통학 문제는 학생과 시민의 안전을 위해 보행터널과 폐쇄회로TV(CCTV) 설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시가 장유터널 보행 인원을 조사해야 한다. 시는 시민의 건강권을 챙겨야 한다. 버스 노선 조정 및 증차는 차선책일 뿐이다.  
 
△전금화(43) 씨=아이가 능동중 3학년이다. 지난 2년간 인근 아이들과 아침마다 카풀로 통학을 시켰다. 3학년이 된 이후 버스로 통학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아침에 버스를 타는 것보다 시간이 적게 걸린다는 이유로 장유터널을 걸어서 통학하더라. 장유터널 통학 문제가 신문에 보도된 이후 경남도교육청에서 등교시간에 셔틀버스를 운영하지만, 방학 때에도 운영할지 걱정이다. 장유터널 통학 문제는 학생들의 건강뿐 아니라 부곡동 주민들의 생활권 소외와도 연관돼 있다. 장유문화센터는 장유터널을 지나 삼문동에 있다. 부곡동 주민들은 자가용을 갖고 가야 접근할 수 있다. 버스 노선 마련이 절실하다.
 
△이재민(43) 씨=부곡동 일대 학생들은 한 달에 1인당 3만 원을 내고 승합차를 빌려 등교하고 있다. 우리 아이도 그렇게 등교한다. 경남도교육청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는 장유터널 통학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 그래서 승합차 등교를 중단하지 못한다.
 
△이은주(45) 씨=아이를 통학시키려고 차까지 구입했다. 학교에서는 마스크를 쓰라고 학생들에게 당부한다. 나도 아이에게 '시간이 걸리더라도 버스를 타고 통학하라'고 당부한다. 아이는 친구들과 함께 떠들며 걷고 싶은 마음에 장유터널을 지나간다. 초등학교 수에 비해 중학교 수가 적다. 초등학교 3학년인 둘째 아이도 능동중에 배치될 수 있다. 당장 셔틀버스만 지원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버스 노선 조정도 있지만 완전한 대안이 될 수 없다. 김해시가 장유터널 내 보행터널이나 터널 위를 지나는 산책로를 설치해야 한다.
 
△이소정(45) 씨=장유터널 보행로는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이용한다. 부곡동에서 창원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없다 보니 대학생·시민 들이 창원행 버스를 타기 위해 장유터널을 걸어간다.
 
△이소정 씨=장유터널 내 보행터널 설치에 드는 예산 규모도 오락가락한다. 김해시는 8억 원이라고 했다가 12억 원이라고 바꿔 말했다. 공무원의 설명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 김해시가 탁상공론만 할 게 아니라 보행로 설치, 버스 노선 조정, 산책로 설치 비용을 용역 조사해서 정확한 계획·예산을 가지고 주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공무원들의 자녀가 장유터널로 통학한다면 셔틀버스 지원 방안을 대책으로 내놨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윤일선(44) 씨=장유터널 안에는 각종 오염물질이 많다. 학생들은 심각성을 못 느낀다.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당부하지만 착용하지 않는 학생들이 더 많다. 김해시가 예산을 핑계대며 대책 마련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이소정 씨=학부모가 요구하는 버스 증차 및 노선 변경, 장유터널 위 산책로 마련, 터널 내 보행터널, CCTV(폐쇄회로TV)·환풍기 설치 등 3가지 대책을 김해시가 받아들일 때까지 서명, 집회 등 집단 행동에도 나서겠다.
 
한편 <김해뉴스>는 지난 3월 15일자 신문 3면에 '우리 아이들, 장유터널 매연 안 마시고 학교 갈 수 있는 길 없나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능동중·삼문고 학생들이 등·하교에 40분 가까이 걸리는 버스를 타지 않고 시간을 줄이기 위해 380m 길이의 장유터널 안을 걸어서 다닌다. 학생들의 건강, 안전 문제가 걱정된다는 내용이었다.
 
기사가 보도되자 경남도교육청과 김해시교육지원청은 임시 순환버스를 확보해 오전 7시 30분부터 등교시간 약 3회 순환버스를 운영해 왔다. 하지만 순환버스는 예산 문제로 등교시간에만 운영돼 장유터널 통학문제의 미봉책에 불과했다.
 
시 장유출장소는 △버스 증차 △터널 내 기계환기시설 설치 △터널 내 보행터널 설치 등을 경남도교육청과 논의해 왔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지 못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