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정 이후 9개월째 투자자 못 구해
"장기 표류, 원점 회귀" 우려 목소리 커져


 
김해시가 주요 현안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안동공단 '국제의료관광 융합단지' 조성사업이 전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정부의 투자선도지구로 지정됐지만(<김해뉴스> 지난해 9월 7일 1면 등 보도) 투자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의료관광 융합단지는 의료와 주거, 첨단산업단지가 조화를 이룬 의료관광형 단지다. 안동공단 전체 부지 179만㎡ 중 45만 7000㎡에 1, 2단계로 나눠 2017~2025년 9년간 진행한다는 사업이다. 이곳에는 재활·비만치료센터, 발달장애전문센터, 쇼핑센터, 주거단지, 첨단산업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 김해시가 국제의료관광 융합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투자선도지구 지정을 받은 안동공단 일대. 김해뉴스DB

안동공단은 자연적으로 조성된 지 40년을 넘어 넘어 재개발 여론이 높은 지역이다. 공단에는 제조업체와 주거단지가 혼재해 있어 슬럼화 현상이 심하다. 역대 총선이나 지방선거 때마다 '안동공단 이전'이 단골 공약으로 제시됐다.
 
국제의료관광 융합단지가 투자선도지구로 선정되자 시는 '지역 최대 숙원사업이 해결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 투자자 모집에 실패한 것이다. 국제의료관광 융합단지에는 민간투자금 8321억 원이 필요하다. 도로 등 공공시설 조성을 제외한 모든 사업이 민자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시는 두 차례 사업자 공모를 진행했지만 신청한 투자자는 한 곳도 없었다. 시는 국내 10대 건설사를 직접 방문해 투자 유치전을 펼쳤지만 이마저도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불투명한 건설 경기와 불확실한 수익성을 거론하며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 특히 사업 내용이 국내에서는 생소한 의료관광단지라는 점도 투자자 모집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시가 투자자를 구하지 못하자 지역에서는 '사업이 장기 표류하는 것 아니냐, 사업이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해시의회 김형수(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투자선도지구는 특별건축구역 지정 등 모두 73종의 각종 규제 특례를 받는다. 그럼에도 투자자가 나서지 않는 것은 근원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시는 단순한 인센티브 제공에서 벗어나 민간투자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 지원 근거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센티브 등을 내걸고 있다. 오는 8월까지 투자자 모집을 적극 벌인 후 사업 진행 여부를 포함한 차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정태백 기자 jtb@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