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애순 씨가 수필집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이애순 씨, <우리 언제 밥…> 발간
틈틈이 써둔 생활이야기 39편 수록



"남과 식사 약속을 잡는다는 것은 서로 소통하자는 의미입니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현대사회에 따스한 말 한마디를 건네 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 언제 밥 한 번 먹자고요."

지역 문인 이애순(59) 씨가 지난 1일 첫 수필집 <우리 언제 밥 한 번 먹을래요?>를 펴냈다. 2010년 <에세이문예>를 통해 수필가로 등단한 이 씨는 2008년 동서커피문학상 수필부문 가작과 2015년 아동문예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김해문인협회와 한국본격수필가협회, 가야여성문학회 회원이며, <김해뉴스> 시민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글에 치유의 힘이 있다고 말하는 이 씨는 항상 행복한 삶을 고민한다. 그는 "철저히 개인화돼 가는 사회는 삭막하다. 군중 속 고독처럼 허탈감을 느낄 때가 많다. 비행청소년, 고독사 등 여러 사회 문제들은 소통의 부재에서 발생한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정이 사라져 가는 사회에 살고 있다. 이런 심각한 문제들을 감당해 내지 못하는 사회가 안타까워 글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1~4부로 나눠 구성된 <우리 언제 밥 한 번 먹을래요?>에는 총 39편의 글이 실려 있다. 이 씨는 "살면서 느낀 점들을 수필로 썼다. 그때그때 마음을 담은 글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고 소개했다.

홍익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이 씨는 2000~2010년 중·고등학교 국어교사로 근무했다. 그는 교사 시절에도 우등생보다 이른 바 문제아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똑똑한 학생보다 공부에 의욕이 없는 학생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따뜻한 마음을 주면 의심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학생들이 기특했다"고 회상했다.

책은 인간적인 소통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씨는 "세상을 배워가는 과정을 녹여낸 글이다. 삶과 밀착해 있는 이야기가 많다. 읽으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라져 가고 있는 것들에 안타까움을 나타낸다. 이런 생각은 ‘'혼술'과 줄다리기'에 잘 드러나 있다. '술은 인간관계의 대명사처럼 쓰여 왔다. 술을 못 마시면 인간관계를 할 수 없다는 극단적 말까지 나올 정도로 '함께'라는 의미가 크게 어필된다. 술까지도 혼자 해야 하는 이 세상이 조금은 서럽다.'

이 씨는 휴대폰 모닝콜 소리를 '세상에서 버텨내기 위한 처절한 약속 이행'이라고 빗댄다. 밥 한 그릇은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될 만큼 가치 있는 것'이라 말한다. 발뒤꿈치의 군살은 '존재 책임에 대한 준엄한 사명감 속에서 버티고 견딘 흔적'이라 표현한다.

이 씨의 삶에서 글은 떼놓을 수 없는 존재다. 그는 "글을 쓸 때 비로소 제 일을 하는 것 같다. 글을 쓰는 일은 세상을 사랑하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사랑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