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전문가·임상심리의사의 조언
생물학적 시간표 따르면 더 행복



'인생은 타이밍이다.'

모든 일에는 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가 있다는 뜻이다. 그게 바로 '언제(WHEN)'이다. 어찌 보면 '언제'는 궁극적인 생활의 비결이다. 이걸 잘 선택하면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WHEN 시간의 심리학>은 바로 이 타이밍 이야기이다. 수면전문가이자 임상심리의사인 마이클 브레우스는 몸 안에는 시계가 있다고 말한다. 무슨 일이든 그 일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각이라는 게 존재하는데, 그건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이미 유전자에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인간은 동이 트는 아침에 일어나 낮 동안 바깥 활동을 하고 어두워지면 잠을 잔다. 이게 인간의 5만 년 된 습관이었다. 흔히 생체리듬, 혹은 생체시간이라 한다. 이것을 파괴한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다. 1879년 12월 31일 에디슨이 연구실에서 전구를 완성한 일이다. 전구의 발명으로 생체리듬을 거역하는 일들이 도처에서 나타났다. 노동시간은 점점 늘어났고, 저녁 식사시간은 늦춰졌다. 밤늦도록 TV가 켜졌다. 자동차와 비행기 등 운송수단의 발전과 컴퓨터 발달로 생체리듬은 더 어긋났다.

5만 년 된 생체리듬이 바뀌면서 '언제' 역시 엉뚱하게 설정됐다. 어긋난 생체시간을 시간조절불량이라고 부른다. 과학자들은 정서장애, 심장병, 당뇨병, 암 등 문명병의 원인을 이것과 연결지었다.

브레우스는 '무엇'이나 '어떻게' 보다 '언제'가 중요하다며 일, 돈, 생각, 관계, 건강을 위한 최적의 타이밍 찾기를 시도한다.

이를 테면, 애인 또는 배우자와 언제 싸우는 게 좋은지, 연봉은 언제 올려달라고 말하는 게 좋은지, 부탁이나 영업 전화는 언제 거는 게 좋은지, 물건은 언제 사는 게 좋은지 등등. 심지어 언제 섹스를 하고, 배변은 언제 하는 게 좋은지 등을 4가지 시간 유형으로 구분해 세세하게 제시한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언제가 좋을까. 책은 '사랑하는 사람을 찾고자 한다면 당신이 기분 좋을 때 행동에 나서라'고 조언한다. 기분 좋을 때가 언제일까. 바로 오후부터 저녁식사 때까지다. 저녁을 먹으면서 하는 데이트가 데이트의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된 이유다.

임금 인상에도 타이밍이 있다. 브레우스는 금요일이 좋다고 소개한다. 사람들은 주말을 생각하며 행복해 하고, 또 일이 썩 바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는 사장의 유쾌한 리듬도 함께 고려하라고 주문한다.

인간은 밤늦은 시각에 섹스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저자는 오후 11시~새벽 1시가 섹스하기에 최악의 시각이라고 말한다. 밀려오는 잠과 싸우면서 하는 섹스는 친밀성을 높여주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불면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러면 언제가 좋을까? 남녀 모두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최고조에 도달해 성욕이 가장 왕성한 아침이 좋단다.

<WHEN 시간의 심리학>은 '사회적 시간표가 아니라 내면의 생물학적 시간표를 따르면 더 행복해지고 더 건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싶은 사람, 보다 효율적으로 잠을 자고 싶은 사람, 혹은 보다 만족스럽고 풍성한 삶을 살고 싶은 사람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될 수도 있다. 김해뉴스

부산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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