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의 대표적 작은학교인 생림초에서 어린이, 부모들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해뉴스DB


도교육청, 내년 시행 목표 준비
밀양, 창원, 진주 등서 시범 운영
학교 거리 문제로 지역 적용 애로



김해에서는 과밀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위장전입을 하지 않고 인근 소규모학교로 전학, 입학을 할 수 있는 광역학구제 도입이 쉽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남도교육청 박종훈 교육감은 지난달 17일 김해의 초·중·고·특수학교 교장들과 운영위원장들이 참가한 김해교육업무협의회에서 "도시 과밀학교 학생들이 학구와 상관없이 인근 소규모 학교로 전·입학할 수 있게 광역학구제를 마련했다. 동 지역 학생들의 위장전입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광역학구제(일방공동학구제)는 도시의 과대·과밀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주소지 변경 없이 인근에 있는 소규모학교로 전·입학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기존 학구를 확장시킨다는 의미를 갖고 있지만 작은 학교에서 큰 학교로는 갈 수 없는 '일방' 학구제다.
 
전남도교육청은 2015년부터 이를 실시하고 있으며, 충북도교육청도 올해부터 '공동 일방 학구제'를 실시해 작은학교에 학생들이 유입되는 효과를 얻었다.
 
경남도교육청은 내년 '초등학교 광역학구제' 시행을 목표로 학구 조정 준비를 하고 있다.  밀양, 창원, 함안, 진주 등에서는 시범 운영하고 있다. 12개 과밀학교와 7개 소규모학교가 대상이다.
 
경남도교육청은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경남의 18개 시·군 교육지원청에 공문을 보냈다. 올해 학구를 조정하고, 내년 경남 전 지역에 확대 운영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학구 조정은 경남도교육청에서 실시하지 않고, 각 시·군 교육지원청이 원거리 통학문제와 과밀학교의 의견을 수렴해 실시토록 할 예정이다.
 
과밀학급 기준은 학급당 학생 수 28명 이상이다. 김해에서 광역학구제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과밀학교는 장유의 수남초·율하초·김해부곡초와 삼계동 화정초, 장유 석봉초·대청초의 일부 학급이다. 화정초를 제외하고는 모두 장유 지역에 있다. 전교생 수가 60명 이하인 소규모학교는 대동면 대중초·대감초, 생림면 이작초·생림초다. 전교생 수가 60~80명인 학교도 진례면 대진초 등 7곳이 있다.
 
문제는 과밀학교와 소규모학교의 거리다. 기존 학구제는 초등학생의 통학거리를 1.5㎞로 제한하고 있다. 광역학구제의 경우 아직까지 정해진 통학 거리는 없지만, 그렇다고 초등학생에게 무작정 원거리 통학을 시킬 수 없다.
 
김해교육지원청 역시 거리 문제 때문에 광역학구제에 포함될 학교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교육지원청에서 예상하는 광역학구제 대상 학교는 대진초와 김해부곡초다. 두 학교 사이의 거리는 약 10㎞다. 다른 학교들의 경우 거리가 더 멀다. 결국 김해 대부분의 소규모학교들은 광역학구제 효과를 보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김해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광역학구제의 원래 취지는 '작은 학교 살리기'가 아니라 도시학교 과밀 해소다. 진영에 점점 인구가 늘면서 학생 수가 다소 늘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과밀학교와 가까운 거리에 작은 학교가 없어 적용하기 어렵다. 아직 결정한 부분이 없이 계획 단계다. 이 달 중 각 학교의 의견을 듣고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유 율하동에서 한림면의 소규모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한 학부모는 "광역학구제 이야기만 들었다. 내년부터는 위장전입 없이 신고만 하면 학교에 갈 수 있다고 알고 있다.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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