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이 좋고 안압도 정상인데 녹내장 진단을 받았다'라고 질문하는 환자들이 더러 있다. 녹내장이 실제 어떤 증상인지 정확하게 잘 모르기 때문이다.

녹내장에는 초기증상이 거의 없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위험요인 때문에 시신경이 손상되고, 그 결과 시야결손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시신경의 손상과 그에 합당한 시야결손을 보이면 녹내장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시신경 손상을 확인하기 위해 시신경 사진, 시신경 빛간섭단층촬영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시야결손은 시야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안압은 녹내장 발생에서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이다. 당연히 녹내장 진행을 막기 위해 조절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녹내장 환자에게 항상 높지는 않다.

실제로 한국 녹내장 환자의 77%는 정상안압 녹내장이다.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의 안압은 정상 범위에 있지만 시신경에 손상이 일어난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반대로 고안압 녹내장 환자의 경우 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지만 치료를 하지 않아도 시신경이 정상상태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과 같이 안압이 갑자기 높아지는 경우에는 안통, 두통, 충혈, 시력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정상안압 녹내장의 경우 안압이 정상이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녹내장 때문에 발생하는 시야결손은 거의 대부분 주변 시야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시력과 직결되는 중심시야는 마지막까지 유지될 수 있다. 그래서 녹내장이 말기까지 진행된 경우에도 시력은 잘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녹내장 초기증상이 거의 없는 탓에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결과에 따르면 녹내장 진단을 받은 환자의 약 8% 정도만이 본인의 질환을 인지하고 있었다.

녹내장이 발병해 시신경이 손상된다면 다시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조기진단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40세 이상의 성인은 정기적으로 안과에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 녹내장 가족력이 있거나 고도근시, 당뇨 등이 있는 경우에는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김해뉴스

권영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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