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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배낭여행하듯 걷거나 버스 타며 ‘반지의 제왕’처럼 신났던 모험
  • 수정 2017.08.25 11:16
  • 게재 2017.06.14 11:58
  • 호수 327
  • 2면
  • 조나리 기자(nari@gimhaenews.co.kr)



봉명중, ‘특별한 수학여행’ 발표회
학생들 자체기획해 모둠별 활동
세상살이 자신감 갖는 추억거리



봉명중 2학년 학생들이 특별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지난 8일 학교 강당에서 그 결과를 소개하는 '수학여행 주제 탐구 발표회'를 열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특별하고 재미있는 수학여행이었는지 발표회에서 들어 보았습니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봉명중 학생들은 수학여행 코스를 직접 기획했습니다. 여행지는 서울로 정했습니다. 지난 3월 서울에 사전 답사를 다녀온 뒤 모둠별로 수학여행 주제를 정했습니다. 3~6명씩으로 구성된 37개 모둠은 각자 세부 여행 계획을 세우고 담당교사와 의논했습니다. 주제는 크게 '공간과 삶', '환경', '서울의 역사와 문화', '민주주의의 장' 등이었습니다.
 
각 모둠은 구체적인 내용과 수학여행 탐방 장소를 정했습니다. 과정은 국어, 기술·가정, 영어, 역사, 도덕 등 관련 교과목과 연계해 진행했습니다.
 
수학여행 출발일이던 지난달 17일 봉명중 학생들은 서울까지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서울에 도착한 뒤에는 모둠별로 흩어져 각자의 주제에 맞는 여행지를 돌아다니며 그야말로 '수학', 즉 세상 공부를 하는 여행을 했습니다. 어떤 모둠은 한복을 입고 한옥마을을 거닐었습니다. 다른 모둠은 통인시장에서 먹방여행을 했습니다.
 
학생들은 서울 시내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다니지 않았습니다. 마치 유럽에서 배낭여행을 하듯이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튼튼한 두 다리로 걸어 다녔습니다. 다소 힘들었을지는 모르지만, 모두에게 재미있고 추억이 흘러넘치는 수학여행이었습니다.
 

   
▲ 지난 8일 봉명중에서 열린 '수학여행 주제 탐구 발표회'.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이 각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학생들은 2박 3일의 수학여행을 마친 뒤 자료를 만들어 발표회장에 나섰습니다. 발표회에는 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물론 다른 학교 교사 등 8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학생들은 사진, 그림 등 프레젠테이션 자료로 무장했습니다. 각 부스에서 때로는 떨리는 목소리로, 때로는 신나는 목소리로 다녀온 수학여행지를 소개했습니다.
 
"통인시장을 설명해 드릴게요. 통인시장에서는 조선시대처럼 엽전으로 도시락 그릇을 사서 먹고 싶은 음식을 담을 수 있습니다. 저희가 먹은 여러 음식 중 '베스트'를 꼽아 보았습니다." 2학년 박도아 양이 씩씩하게 발표를 했습니다.
 
옆 부스에서는 청계천을 방문한 남학생들의 발표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과거의 청계천 사진을 인터넷에서 찾은 뒤 수학여행에서 찍어온 현재의 청계천 모습과 비교해 보여줬습니다. "과거에 청계천에는 물이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왜 물이 많죠?" 날카로운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그것까진 못 알아봤습니다." 학생들은 잠시 당황한 듯했습니다. 질문을 했던 교사의 도움을 받아 지금은 물을 끌어 쓰고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윤동주문학관을 방문해 윤동주 시인을 깊이 탐구한 모둠도 있었습니다.
 
문시혜 양은 "영화 '동주'를 보고 윤동주 시인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수학여행 주제로 정하게 됐습니다. 그저 시인인 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수학여행에서 창씨개명을 한 뒤 부끄러워하고 괴로워했던 인간 윤동주의 모습도 알게 됐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모둠 학생들은 북촌 한옥마을, 세종대왕의 발자취, 창덕궁, 한강, 63빌딩 등을 소개했습니다. 방문객들은 학생들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방명록에 '내용이 재미있다', '발표를 조리 있게 해서 이해가 잘 됐다', '청계천을 잘 알게 됐다'는 내용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 지난 8일 봉명중에서 열린 '수학여행 주제 탐구 발표회'.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이 각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내년에 수학여행을 가야 할 1학년 황수현 양은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런 수학여행은 생소합니다. 선배들의 경험을 미리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설명도 잘 해줘서 각 주제의 내용을 많이 알게 됐습니다."
 
창원기계공고에서 찾아온 하경남 교사도 많은 내용을 배운 듯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수학여행을 기획해서 진행한 게 큰 의미를 갖는다고 봅니다. 정말 멋진 프로젝트입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큰 성장을 이뤘을 거라고 믿습니다."
 
이번 수학여행 프로젝트는 2학년 부장 송순호 교사가 이끌었습니다. 그는 뿌듯하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과거와 같은 천편일률적인 수학여행이 아니었습니다. 학생들이 기획해 교사들의 도움 없이 주도적으로 해낸 여행이었습니다. 다들 두렵고 힘든 부분도 있었을 겁니다. 그래도 학생들이 더 많은 추억거리를 가질 수 있었고, 교사로서도 보람찬 여행이었습니다. 학생들이 앞으로 만날 세상에서 자기주도적인 자신감을 갖는 원동력이 되길 바랍니다.”
 
봉명중 2학년 학생들 중에서는 어쩌면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기주도적 결정을 내렸을 학생들도 적지 않았을 겁니다. 처음에는 자기들끼리 준비한다는 데 겁을 먹었을 학생도 있었을 겁니다. 그들은 위대한 프로젝트를 훌륭하게 소화했습니다. 이번 여행은 어쩌면 '반지의 제왕' 같은 신나는 모험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봉명중 2학년 학생들, 파이팅입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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